유방암, 첫 산재 판정...'따뜻한 근로복지' 전도사

유방암, 첫 산재 판정...'따뜻한 근로복지' 전도사

정진우 기자
2013.01.29 07:38

[인터뷰]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근로자 생활안정 위한 사회보장기관 만들 것"

삼성전자(196,500원 ▲3,400 +1.76%)반도체에서 일하는 한 여성 근로자가 유방암에 걸려 지난해 3월 사망했다. 유족들은 곧바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산재) 신청을 했고, 공단은 약 8개월 동안 면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산재 판정을 내렸다. 국내에서 유방암이 직업병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였다. 야간·교대근무와 방사선 노출이 유방암 원인으로 인정된 것이다.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곧바로 유족에게 '유족급여'와 '장의비' 등 산재보험 급여를 지급했다. 이번 산재 인정은 공단이 해당 근로자의 근무기간과 형태, 내용, 유해인자, 연령, 발병 시기 등을 종합해 판단했다. 공단은 유해물질의 노출을 정량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기용제와 방사선 노출이 인정되고, 노출시기가 이르면 이를수록 암 발병률이 높은 점, 교대근무로 인한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는 외국사례 등을 근거로 결정했다.

↑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임성균
↑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임성균

신 이사장은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에서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산재라는 것은 각 사안 마다 특성이 있으므로, 어느 한 건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해야한다"며 "산재 판정은 전문성과 객관성을 토대로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특히 "직업성 암 기준과 관련해선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정하는 'ILO의 직업병 목록'과 외국 법, 외국 사례 등을 참고하고 있는데, 현재 산재보험 제도개선TF에서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다"며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재해조사와 판정 전문성 향상을 위해 업무상 질병 조사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현재 신 이사장 지시로 재해 조사경력이 쌓인 직원 62명을 질병조사 전문요원으로 지정, 직업성 암 같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재해조사를 전담시켰다. 근로자들이 산재신청 과정에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전문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신 이사장은 이처럼 산재보험을 비롯해 고용보험, 임금채권 보장사업 등을 토대로 공단이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사회보장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따뜻한 복지'가 스며들 수 있도록 각종 정책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신 이사장은 "올해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작업을 통해 사회안전망 기능을 확대하고, 보험료 부과와 징수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며 "지난해부터 시행된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의 지원 대상을 월 평균보수 130만 원 근로자까지 확대하고, 택배기사와 같은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객이 신뢰할 수 있도록 산재보험 요양·보상체계를 손질하고, 재활서비스를 강화해 산재근로자의 직업 복귀를 앞당길 것"이라며 "노사정 논의 결과를 반영해 근골격계와 뇌심혈관계질환, 직업성암 인정 기준 등 장해판정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그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깊이 박혀버린 산재에 대한 여러 불편들을 해소하겠다는 얘기다.

↑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임성균
↑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임성균

신 이사장이 올해 특히 신경을 쓰는 부분은 저소득 근로계층의 복지증진이다. 더 많은 근로자가 더 좋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금을 늘리고 체불청산, 사업주 대출제도 등을 취약계층 생활보호를 위해 강화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공공복지에서 소외된 근로자나 외국인 근로자 등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 새로운 복지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발굴할 방침"이라며 "어려운 형편에 처한 근로자들의 복지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단이 근로자들의 복지를 제대로 챙기기 위해선 무엇보다 청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엔 반부패 청렴을 통한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업무 전반에 반부패 청렴과 윤리경영을 투영시켰다.

그는 "고위직 96명을 대상으로 청렴도 조사 실시로 관리자의 청렴리더로서 솔선수범의 자세를 요구했다"며 "청렴감찰팀 운영, 모니터링시스템을 통한 부패예방활동을 강화하고, Help-Line, 청탁등록시스템 도입 등 부패신고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청렴에 대한 인식이 단순히 금품을 수수하거나 향응을 제공받는 등의 부패행위를 방지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조직의 핵심가치와 업무에 대한 투명성 및 책임성을 확보하는 데까지 확대됐다.

신 이사장은 끝으로 "우리 공단의 업무가 고객의 입장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되고 전 직원이 적극적인 자세로 책임감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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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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