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이 누적적자와 폐업위기에 빠진 이유

지방의료원이 누적적자와 폐업위기에 빠진 이유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2013.04.14 15:28

[기고] 진주의료원을 통해 본 지방의료원의 현실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논란이 뜨겁다. 혈세낭비를 막고 공공의료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폐업해야 한다는 게 경상남도의 주장이다 반면 정치권 일부와 노동계는 진주의료원 폐업은 공공의료정책의 포기이며,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 저하로 이어진다고 맞서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혈세낭비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

왜 경상남도는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을까? 진주의료원을 비롯해서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많은 지방의료원의 현실은 과연 어떨까?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하는 측은 공공의료에 대한 고려 없이 단지 적자가 좀 난다고 해서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을 무책임하게 폐업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진주의료원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2008년부터 무려 36차례, 도의회는 11차례 경영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고 과장급 인사 채용의 동의권까지 가지고 있는 노조의 반대로 경영개선 요구는 묵살되었다. 오히려 적자가 50억원에 달했던 2008년에 노조위원장 주도로 직원 수를 148명에서 243명으로 늘렸다. 그리고 경영개선을 추진하던 의료원장의 방침에 반발하고 집단 연가투쟁을 전개하여 2013년 1월에 원장이 자진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 결과 진주의료원은 2008년부터 매년 40억~60억원의 적자를 보게 되고 2013년 현재 누적적자가 279억원에 달했다. 이대로 둔다면 5년 내 파산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노조의 반대로 구조조정이 실패하여 하루 평균 외래환자가 200명인데 비해 직원 수는 250명에 이르는 기형적인 의료원이 되었다. 특히 작년에는 환자 진료를 통한 수익이 136억원인데 인건비와 복리후생비로 135억이 지출되었다. 2012년 69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또한 작년 경상남도가 노조 측 주도로 경영진단을 받기를 제의했지만 노조는 구조조정 위험을 이유로 거부하고, 도청에 160억원의 예산지원만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주의료원의 회생을 위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일 뿐이다.

진주의료원의 폐업이 공공의료의 축소로 이어진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 이미 경상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비해 서부경남 공공의료서비스 강화계획을 세우고 있다. 2012년 2월 국회를 통과한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취약계층 환자들이 민간병원에서 진료받을 경우 발생하는 수가차액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진주의료원에 낭비되는 예산을 마산의료원을 확장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경상남도의 공공의료서비스를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방의료원의 근본적인 개혁 시급

문제는 비단 진주의료원만이 아니다. 2012년 전국의 34개 지방의료원 대부분이 수십억원의 적자를 낸 가운데 노조의 경영간섭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방의료원의 복리후생이 과도하게 확대되고 있다.

34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27개는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소속으로 보건의료노조와 지방의료원장들이 합의한 사항을 바탕으로 비슷한 단체협약을 맺고 있다. 한 지방의료원은 노조가 합의해 주지 않아 입원환자가 줄어도 병실을 줄일 수 없었고, 또 다른 의료원은 노조의 반대로 외부에서 유능한 의료인력 영입 계획이 무산되었다. 또한 지방의료원들의 복리후생은 깜짝 놀랄 수준이다.

한 의료원은 노조원이 성형외과와 비만 클리닉을 이용할 때 할인혜택을 주고 있고, 노조원 입원 시에는 특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노조원이 음주운전에 적발되어도 노조 동의 없이는 징계도 불가능하다.

이쯤 되면 ‘신이 감추어둔 직장’을 넘어 ‘신도 모르는 직장’이라 할만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노총은 '생명버스'투쟁을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을 '제2의 한진중공업' 사태로 쟁점화시키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노조 편향적 단체협약 개선이 문제해결의 열쇠

효율적인 공공의료 운영을 위해서는 진주의료원을 비롯한 지방의료원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다.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획기적인 개선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게 만드는 지방의료원의 노조편향적 단체협약이 민간병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쳐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효율적 공공의료서비스 제공 방안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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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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