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6월03일(08:09)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벤처 업계가 활황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각 부처마다 어떤 형태로든 중소·벤처기업들의 사업 밑천이 될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경제부총리와 중소기업청장의 행보에서 정책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벤처 지원정책을 발표하기 전 수차례 벤처캐피탈·벤처기업 대표와의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벤처업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세심하게 들었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발표한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은 중소·벤처업계에서 수년간 정부에 요청했던 것들이 대부분 담겼다.
문제는 중견기업들은 이번 혜택에서 빗나가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중간에서 어느 쪽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견기업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법률적 기준이 없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의 경우 중소기업기본법에 명기된 매출과 자산, 종업원수 등의 명확한 기준이 있다. 이중 한 가지라도 벗어나면 대기업이 된다. 그러니 중견기업은 법적으로 구분할 때 대기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정한 상호출자제한기업, 즉 자산 5조 원 이상인 62개그룹 내 1800개 기업을 대기업으로 칭한다. 법적으로 중소기업 기준에서 벗어났지만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속하지 않는 기업들은 1400여 개다. 편의상 이들을 두고 중견기업이라 일컫는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을 벗어나 대기업으로 진입하기 위한 과도기 단계다. 매출 비중을 내수에서 해외로 확장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적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가교 역할을 한다. '중소→중견→대기업'으로의 유기적인 동반성장을 위해선 무엇보다 중견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견기업이 정부에게 마냥 자금 지원이나 세제 혜택을 바랄 수는 없다. 하지만 중견기업은 여전히 해외 시장 개척, 기술개발 지원 등의 도움에 목말라 있다. 혼자 힘으로 역부족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 입찰에선 국내외 대기업에 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 매년 수 십억에서 수 백억 원씩 투입되는 연구개발(R&D) 자금은 중견기업에게 아직 부담스럽다.
최근 R&D 관련펀드가 쏟아지고 있지만 중견기업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중견기업은 법적으로 대기업인 탓에 정부 기관 R&D 펀드자금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제도적인 개선이나 융통성이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 지원책이 쏟아지는 이때, 중견기업에 대한 정책 부재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