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 송도는 확 떴는데 청라는… 왜?

'천지개벽' 송도는 확 떴는데 청라는… 왜?

송도(인천)=양영권 기자
2013.06.12 06:11

[세계는 일자리 전쟁, 우리는…]<1부, 2-1>기업 찾지 않는 말뿐인 국제도시

'천지개벽'

2003년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 국제도시를 얘기할 때 붙는 수식어다. 송도에는 이미 17개 외국인 투자 기업이 입주한 상태다. 입주하기로 계약을 마친 기업까지 포함하면 26개에 이른다. 인프라 확충에 주력한 1단계 개발이 끝나고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나선 2단계 개발 사업에 들어간 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눈부신 성과다.

한국전쟁 전세의 전환점이 된 '인천상륙작전'의 무대이기도 했던 바다가 매립되고, 그곳에 고층 빌딩들이 들어섰다. 흔히 상하이의 국제업무지구인 상하이의 푸둥(浦東)과 비교되곤 한다.

하지만 송도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을 구성하고 있는 인근 영종, 청라지구는 딴판이다. 이들 지구에 입주가 완료된 외국인 투자 기업은 각각 4개와 1개뿐이다. 계약을 체결한 기업까지 포함해도 6개, 1개에 불과하다. 송도지구 용지 매각이 11일 현재 87.6% 완료된 데 비해 영종과 청라의 경우 대부분 아직 주인을 못 찾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복합 자족도시라는 청사진과는 다르게 대규모 주거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 높은 토지 분양가, 경쟁력 떨어뜨려

"가까운 중국만 해도 토지를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는데, 누가 비싼 땅값을 치르고 오겠습니까."

영종 청라지구의 외국인 투자 유치가 부진한 이유를 묻자 한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영종, 청라의 경우 다리 건설과 지하철 연결 등 인프라는 차치하더라도 말 그대로 토지 분양가 면에서 국제적 경쟁력이 한참 뒤져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산업용지와 관광시설용지, 유통시설용지, 연구시설용지는 외국인 투자기업에게 조성 원가와 감정금액 사이에서 개발사업시행자가 정하는 금액으로 분양이 된다.

송도지구는 조성 비용이 평당 195만여원에 불과하다. 바다를 매립해 만들어 기존 토지 소유자에 대한 보상비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거의 이 금액으로 토지가 공급된다. 상업용지가 평당 1000만원 이상, 아파트 용지는 800만원 이상에 공급된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 조건이다.

반면 영종지구의 경우 조성 비용이 송도의 2배 이상이다. 기존 토지 소유자에게 보상을 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청라지구 역시 과거 1991년 동아그룹이 매립한 것을 한국농어촌공사 매입하고, 다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넘겨받은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

◇ 송도, 투자 유치 인력만 100여명… 영종·청라, 금융위기 직격탄

투자 유치 노력의 측면에서도 사업 시행자별로 차이가 드러난다. 송도지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주도로, 영종과 청라지구의 경우 인천도시공사와 LH 등의 주도로 토지 분양과 투자 유치가 이뤄진다. 현재 인천자유경제구역청에는 외국인 투자 유치 인력만 1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하루가 멀다 하며 외국 출장을 나가며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인천도시공사와 LH는 투자유치 조직이 미미한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조성 원가 수준에 팔아야 하고,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감정평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막대한 부채를 갖고 있는 인천시와 LH 등으로서는 힘들게 외국인 투자 유치를 해서 싼 값에 토지를 판매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기업 유치 방향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당초 송도지구의 경우 국제업무·첨단산업, 영종지구는 항공물류·국제관광, 청라지구는 국제금융에 콘셉트가 맞춰졌다. 이에 따라 송도에 입주한 기업은 제조업 연구개발(R&D) 센터와 시험생산 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기업들의 미래 먹을거리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반면 영종지구나 청라지구가 주로 유치를 시도한 관광개발 사업이나 금융업의 경우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영종지구에서는 카지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행성 산업에 대한 지역 시민단체 등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송도는 굴뚝 없는 첨단 제조업 유치에 치중한 반면 영종과 청라는 서비스업 중심의 콘셉트를 잡은 것이 희비를 갈랐다"며 "이같은 차이는 향후 개발이 완료됐을 때 고용 등 자족기능과도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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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기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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