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이 에어컨 30분만 끄면 '블랙아웃' 막는다"

"전국민이 에어컨 30분만 끄면 '블랙아웃' 막는다"

정진우 유영호 기자
2013.06.28 15:30

['전기' 버리는 대한민국]<3>[인터뷰]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사진= 이동훈
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사진= 이동훈

섭씨 29도.

한여름 바깥 온도가 아니다. 지난 26일 오후 3시에 찾은 에너지관리공단(경기도 용인) 이사장실 온도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날 정도로 더웠다. 기관장의 방이기 때문에 아주 더울땐 에어컨이 켜져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형광등이 거의 꺼진 어두컴컴한 이사장실엔 선풍기 한대만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이렇게 더운데서 어떻게 일하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변종립 에관공 이사장은 "날씨가 정말 덥지만, 국민들과 함께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맘으로 더위를 참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에 우리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인내하면 전력난이란 국가적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변 이사장은 지난 10일 취임했다. 전력위기가 코앞에 닥친 시기였다. 취임 후 거의 매일 절전 캠페인 현장을 찾아다닌 탓에 그의 얼굴은 새까맣게 탔다. 변 이사장은 "사상 최악의 전력문제로 온나라가 비상상태로 연일 전력경보를 발령하고 있고, 9월말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에너지 절약의 최전선에 있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국민들의 진정한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원전) 가동중단으로 전력공급이 줄어든 상태에다, 때이른 무더위로 냉방전력 수요가 점점 증가하면서 벌써 13번에 걸쳐 전력수급경보가 발령됐다.변이사장은 당초 올 여름 전력수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기치 못한 원전 3기의 가동중지로 유례없는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 이사장은 "통상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예비력이 최소 400만kW 이상 확보 돼야 하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이 지나는 8월 둘째 주부터는 예비력이 최대 마이너스 200만kW까지 떨어지는 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며 "갑자기 전력수요가 치솟거나, 대형 발전소 1~2기가 고장나면, 정전사태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사진= 이동훈
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사진= 이동훈

하지만 국민들이 뜻을 모아 절전운동에 동참하면 이번 전력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에관공이 여름철 전력위기 극복을 위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국민 절전운동을 소개했다. 변 이사장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절전운동이 절실하다"며 "에너지시민연대와 새마을운동중앙회 등 전국 네트워크를 보유한 5개 시민단체와 함께 벌이고 있는 '100W 줄이기! 올 여름 착한 바람!' 절전 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는 9월 중순까지 3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번 절전운동은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100W 줄이기 운동이다. 주요내용은 △TV 1대 끄기 △백열등 2개를 LED전등으로 바꾸기 △에어컨 30분 쉬기 등이다.

에관공은 이번 절전운동에 앞서 지난 5월부터 하절기 전력 수급 특별 비상대책단을 발족했다. 에관공 모든 임원과 본사 15개 부서, 12개 지역본부 등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해 냉방기 순차운휴를 독려하고, 집단에너지 활용을 극대화 하는 등 전력소비가 많은 산업계의 상시적인 절전문화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또 건물·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절전통보 시스템 운영 및 냉방온도, 문열고 냉방영업 제한, 공공기관 피크절감, 고효율기기 보급 등을 통해 절전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변 이사장은 "전력수급 문제로 연일 전력경보가 발령되는 비상 시점에 중책을 맡게 된 만큼 에너지관리공단이 절전 선도 기관으로서 위기를 이겨내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경보단계별 전력수급대책 매뉴얼을 통해 시나리오별 위기 대응책을 유관기관과 협력해 추진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 이사장은 끝으로 에관공의 새로운 비전과 위상정립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에관공이 에너지 효율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내 최고 에너지 기관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공단의 전문성을 재정립하는 게 골자다. 그는 "전문성 재정립과 사업의 내실화, 그리고 투명경영을 바탕으로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임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조직에 활력이 넘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종립 이사장은...=변종립 에관공 이사장은 30년의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주요 정책들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대학원 석사, 하버드대에서 정책대학원 석사,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27회 행정고시 출신인 변 이사장은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국장, 지식경제부 투자정책국장과 기후변화에너지정책국장, 산업부 지역경제국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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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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