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난감 하나를 만들어도 문제는 '품질'

[기자수첩]장난감 하나를 만들어도 문제는 '품질'

김지훈 기자
2013.09.11 07:00

국내 완구업체들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매년 세계프라모델대회에서 상을 받는 업체도 있다.

80년대와는 다른 대목이다. 당시만해도 국내 완구업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일본 제품을 베껴 이른바 ‘카피판’ 또는 ‘짝퉁’을 만들며 기술을 익혀야했다.

하지만 카피판 제작에 만족하던 수많은 완구업체들은 일본 대중문화 개방 등을 거쳐 2000년대를 넘어오면서 하나둘씩 명멸해갔다. 그나마 현재까지 살아남아 국내 완구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베끼기에 머물지 않았던 곳들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A업체는 역으로 일본 업체에 부품을 공급할 정도로 품질력을 인정받았다.

결국 많은 완구업체들이 무대뒤로 사라진 것은 단순히 카피판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기술개발에 게을렀기 때문이었던 셈이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품질 강화의 중요성은 덴마크의 완구업체 레고의 사례로도 확인할 수 있다. 1958년 설립된 레고는 수십년간 승승장구했지만, 2000년대들어 게임산업 활성화 등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어야했다.

이후 레고는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전세계의 장난감 매장에서 레고 제품들은 여전히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며 판매순위 상위를 휩쓸고 있다.

주목해야할 것은 콘텐츠사업과의 연계가 레고의 부활의 주요인으로 꼽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레고는 과감하게 기존 블록수를 줄이고, 블록의 품질유지라는 기본을 결코 잊지 않았다. 완구업계 전문가들은 “레고는 몇년을 써도 핀트가 정확히 맞아 감탄을 자아낸다. 경쟁사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품질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레고의 부활이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추억'의 국산 완구를 찾는 키덜트들이나 전문가들은 "국산 완구가 상을 받을 정도지만, 아직 해외 유수 메이커들과 견주기에는 2%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품질에 있어선 국내 업체들이 가야할 길이 남아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국내 완구업체들이 최근들어 애니메이션 제작 등 콘텐츠사업과의 시너지를 발판으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노크하고 있다. 국산 완구들이 세계시장에서 통하느냐 안통하냐는 결국 기본에 달려있다. 장난감 하나를 만들어도 문제는 역시 품질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