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마이크로바이옴 몸값, 사업전략이 희비 갈랐다…신약 중심 '울상'

K-마이크로바이옴 몸값, 사업전략이 희비 갈랐다…신약 중심 '울상'

정기종 기자
2026.02.10 16:40

부족한 신약 성과 속 사업 전략 따라 성적표 엇갈려
'분석 특화' HEM파마·'사업 전환' 지놈앤컴퍼니 미소…신약 중심 고바이오랩·CJ바사 고전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에 대한 시장평가가 엇갈린다. 한때 차세대 신약 플랫폼으로 주목받았지만 연구 성과 확보에 주춤한 가운데 특화 전략에 따라 몸값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HEM파마와 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 CJ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주요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은 최근 1년 새 상반된 주가 흐름을 보였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신약이 아닌 미생물 분석에 십분 활용한 HEM파마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과 달리, 신약 개발에 주력 중인 고바이오랩과 CJ바이오사이언스는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활용해 인체에서 유래한 균주를 기반으로 부작용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초기 연구 단계에서 상용화 품목 부재가 과제로 꼽혔지만, 2022년 첫 글로벌 상용화 품목 등장 이후 이듬해 미국 회사 세레스가 최초의 경구제 '보우스트' 허가를 받으며 시장 개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보우스트가 희귀질환인 재발 디피실감염증이라는 한정적 적용 범위에 허가 이후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돈 안되는 신약'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국산 마이크로바이옴 업체들을 향한 관심도 줄어든 가운데 각사의 사업 전략에 따른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HEM파마(77,600원 ▼400 -0.51%)는 1년 전과 비교해 기업가치가 300% 이상 상승하며 웃은 사례다. 초기 단계부터 신약이 아닌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마이랩'과 이를 연계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판매 사업 모델이 빛을 발했다. 2022년 3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24년 150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역시 3분기 누적 91억원을 기록했다. 전 세계 80개국에 유통망을 확보한 암웨이와 맺은 독점 공급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놈앤컴퍼니(8,800원 ▼780 -8.14%)는 아예 주력 사업 모델을 전환했다. 이 회사는 당초 국내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임상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임상 2상 이후 개발을 중단했다. 이후 2024년 6월 스위스 디바이오팜에 약 6000억원 규모의 항체-약물접합체(ADC)용 항체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체질개선을 공식화했다. 이듬해 2월엔 영국 엘립시스파마에 면역항암제 'GENA-104' 기술이전까지 성공했다.

여전히 신약 개발에 무게 중심을 둔 고바이오랩(6,290원 ▼200 -3.08%)CJ 바이오사이언스(8,120원 ▼90 -1.1%)는 시장가치 측면에서 고전 중이다. 고바이오랩은 신약개발을 위한 현금창출원으로 활용 중인 건기식 사업을 통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5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기업가치는 1년 새 20%대 상승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매출 규모지만, 핵심 사업인 신약 개발 경쟁력이 부각되지 못하며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억제됐다는 평가다. 건선과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개발을 진행했지만 핵심 임상에서 유효성 확보에 실패한 상태다.

CJ제일제당이 2022년 1세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을 품어 출범시킨 CJ바이오사이언스는 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 이 회사는 2023년 영국 4D파마로부터 신약 파이프라인 11개를 인수하며 국내 최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 보유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전체 15개 물질 가운데 2개 물질만이 본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1년 전보다 주가는 11.1%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역체계와 밀접한 연관을 지닌 마이크로바이옴의 잠재력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신약 개발 단계에서 기전 입증 난이도와 기존 상용화 부재라는 과제가 남아있다"며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사들의 더딘 임상 속도 역시 가치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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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정기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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