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여파로 국내 증시가 5700선까지 급락했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가 그간 가파르게 상승했던만큼 이번 사태로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정유주, 해운주 등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일 거래소에서 극동유화(4,615원 ▲1,065 +30%)와 대한해운(2,820원 ▲650 +29.95%)은 각각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2820원, 4615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정유주와 해운주가 일제히 올랐다. 반면 제주항공(5,620원 ▼470 -7.72%)과 대한항공(25,200원 ▼2,900 -10.32%)은 각각 7%, 10% 하락하는등 항공주는 큰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자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역을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언급한데 이어 이란이 항전의지를 밝히자 장중 코스피가 급락하며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증시가 글로벌 증시 중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와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는 정유주와 해운주를 단기 피난처로 제시했다. 이들 업종은 과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때마다 강세를 보여온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정유업종은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질 수 있고 해운업종 역시 전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운임 상승 기대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지난해 평균 원유 수입량 중 69%가 중동지역에 의존하고 있고 국내 원유 재고일수도 16일 수준에 불과해 전쟁이 2주 이상 장기화되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유, 해운, 조선은 과거 10년동안 유가 변화율과 상대수익률이 양의 상관성을 나타내왔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고 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오펙플러스)가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 예상보다 큰 폭의 증산 방안을 검토했지만 국제유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배럴당 50달러선까지 하락했던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 가격은 이날 70달러선을 넘겼다. JP모간은 이번 사태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러시아 우크라이나전쟁 당시보다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이 더욱 크고 석유화학 대규모 공급 차질도 불가피해 단기 가격 급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에너지 가격 급등을 헷지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한다. 국내 증시에서는 S-Oil(141,300원 ▲31,300 +28.45%), SK이노베이션(130,900원 ▲3,200 +2.51%), 유니드(79,900원 ▼2,200 -2.68%), 롯데정밀화학(49,350원 ▼1,750 -3.42%)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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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스팟 운임은 올해 들어서만 196% 상승하며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현재 사태로 단기적인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며 "VLCC를 보유 중인 팬오션(6,200원 ▲920 +17.42%)과 컨테이너 운임 상승으로 HMM(24,500원 ▲3,150 +14.75%)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항공주는 하락 마감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통상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연간 1986억원의 영업손익이 악화되지만 최근 여객수요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운임 인상을 통해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간 국내 증시를 견인한 반도체주와 자동차주가 낙폭이 크게 나타났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사태가 두 업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이번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건설과 철강주는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주는 증시 내 변동성 확대로 투심이 위축될 수 있어 하방 위험이 큰 업종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