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출산·입양" 아내, 숨겨둔 아이 있었다…"혼인취소 가능?"

"성폭력→출산·입양" 아내, 숨겨둔 아이 있었다…"혼인취소 가능?"

류원혜 기자
2026.04.20 10:07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내가 과거 성폭력 피해로 인한 출산 사실을 숨기고 결혼했다면 혼인 취소 사유인 '사기'에 해당할까.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43세 남성 A씨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마흔을 앞두고 직장 동료 소개로 아내를 만났다. 시립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아내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었고, 결혼 생활도 큰 갈등 없이 평온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결혼한 지 1년 정도 됐을 무렵 A씨는 이사를 앞두고 아내 짐을 정리하던 중 충격적 사실을 마주했다. 한 상자 안에서 갓난아기 사진과 출생신고 관련 서류가 발견됐는데, 아내가 친모로 기재돼 있었던 것이다.

A씨가 따지자 아내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눈물을 터뜨렸다. 아내는 "스무살 때 성폭력 피해로 원치 않는 임신을 했고, 여러 사정으로 아이를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억이라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내가 겪었을 고통을 이해한다"면서도 "결혼은 인생을 함께하는 일인데,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은 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아내가 솔직히 털어놨다면 결혼을 신중히 고민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미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아내와 평생 함께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며 "과거를 알리지 않고 결혼한 게 사기에 해당하는지, 혼인 취소가 가능하다면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김나희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상대방이 중요한 사실을 속였고, 이를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 혼인 취소가 가능하다"며 "단순히 과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혼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속인 경우만 혼인 취소 사유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폭력 피해로 인한 출산은 고지 의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전혼이나 사실혼 관계에서의 출산과는 다르다"며 "이를 단순히 숨긴 것만으로는 혼인 취소나 위자료 청구 사유가 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숨긴 경위나 사정,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속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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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안녕하세요. 디지털뉴스부 류원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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