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만의 구조…'조세이 탄광' 비극, 한·일 공동 연극으로 재조명

84년만의 구조…'조세이 탄광' 비극, 한·일 공동 연극으로 재조명

경기=권현수 기자
2026.06.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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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소재로 한·일 극단 공동 창·제작…도쿄 이어 서울 초연
"수습 아닌 뒤늦은 구조"…기억되지 못한 조선인 희생자들의 이야기 조명

왼쪽부터 김민정 작가, 고수희 극단 58번 국도 예술감독, 시라이 케이타 일본 극단 온천드래곤 대표/사진제공=극단 58번 국도
왼쪽부터 김민정 작가, 고수희 극단 58번 국도 예술감독, 시라이 케이타 일본 극단 온천드래곤 대표/사진제공=극단 58번 국도

1942년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바닷속에 갇힌 채 생을 마감한 조선인 광부들의 이야기가 84년 만에 한·일 공동 창작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15일 극단 58번국도에 따르면 연극 '조세이탄광-살고싶었다'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성북미디어문화마루 꿈빛극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앞서 일본 도쿄 자·코엔지 극장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한국 극단 58번국도와 일본 극단 온천드래곤이 공동 제작한 한·일 협력 프로젝트다.

작품은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탄광에서 발생한 수몰사고를 소재로 한다. 당시 해저 갱도가 붕괴되면서 조선인 노동자 136명을 포함한 183명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의 대다수가 조선인이었지만 사고는 오랫동안 한국과 일본 사회 모두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 희생자들의 유해 상당수는 지금까지도 바닷속에 남아 있다.

작품은 갱도 안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버텼던 사람들과,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을 세상 밖으로 데려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이것은 수습이 아니라 뒤늦은 구조"다.

공동제작은 두 나라 예술가들의 오랜 신뢰가 바탕이 됐다. 고수희 극단 58번국도 대표이자 예술감독과 일본 극단 온천드래곤 대표 시라이 케이타는 13년간 공연 교류를 이어오며 공동 창작의 꿈을 키웠다.

한일 공동제작팀이 '조세이 탄광'의 비극을 연출하기 위한 현지 답사를 벌였다./사진제공=극단 58번 국도
한일 공동제작팀이 '조세이 탄광'의 비극을 연출하기 위한 현지 답사를 벌였다./사진제공=극단 58번 국도

양국 극단은 공연 교환이 아닌 창작 단계부터 함께하기로 했다. 올해는 한국 작가가 집필하고 일본 연출가가 무대화하며 내년에는 역할을 바꾸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상대의 시선으로 서로의 역사를 바라보자는 시도다.

극작은 김민정 작가가 맡았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침묵하던 조세이탄광의 역사를 무대 언어로 재구성했다.

김 작가는 "84년 전 물이 들어찬 어두운 갱도에 함께 갇혀 있던 한국과 일본의 광부들, 그리고 그들을 건져 올리기 위해 애써온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수희 예술감독은 "조세이탄광은 한국에서는 기억될 기회조차 없었고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침묵 속에 머물렀다"며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상대의 자리에 서보려는 과정 자체가 공동제작의 의미이자 오래된 침묵을 깨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 잠수부 구소용 역에는 서동갑이 출연한다. 일본인 잠수부 사카모토 아키라 역은 이와이노후 켄이 맡았다. 유해 발굴 활동을 이어온 시민단체 대표 모리카와 사에 역은 시미즈 나오코가 연기한다. 과거 갱도 속 조선인 광부 역에는 김재웅, 이종원, 박홍순, 유시현 등이 출연해 당시의 절박한 시간을 무대 위에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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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수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권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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