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씽', 체감은 1000만...현실은 100만 언저리, 왜? [IZE 진단]

'와일드 씽', 체감은 1000만...현실은 100만 언저리, 왜? [IZE 진단]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6.16 11:18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영화 와일드 씽은 높은 화제성과 호평에도 불구하고 15일까지 89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극 중 삽입곡이 음원 차트에 진입하고 챌린지 열풍이 부는 등 극장 밖 인기는 뜨거우나 실제 관객 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는 관객들이 볼거리가 풍부한 영화를 선호하고 코미디 장르인 와일드 씽은 비 극장용 영화로 구분해 선택한 결과로 분석된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체감은 1000만 영화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100만 고지를 밟지 못했다. 영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의 이야기다. 왜일까?

배우 강동원, 박지현, 오정세, 엄태구가 주연을 맡은 ‘와일드 씽’은 15일까지 89만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3일 개봉 후 2주 가까이 흘렀지만 100만 명을 넘지 못했다. 손익분기점이 약 20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가닿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주 먼저 개봉된 호러물 ‘백룸’이 약 98만 관객을 동원했기 때문에 ‘와일드 씽’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다.

하지만 ‘와일드 씽’은 극장 밖에서는 이미 500만 관객을 달성한 ‘군체’의 화제성을 뛰어 넘는다. 극중 등장하는 3인조 혼성그룹 트라이앵글이 부른 ‘러브 이즈’와 최성곤의 ‘니가 좋아’가 실제 음원 사이트 톱100에 진입했다. ‘니가 좋아’는 멜론 핫100 34위에 올랐고, ‘러브 이즈’는 62위였다. 영화 속에서는 최성곤이 트라이앵글에 밀려 만년 2인자였지만 현실에서는 상황이 역전된 것 또한 흥미로운 지점이다. 급기야 최성곤 역을 맡은 배우 오정세는 지난 14일 극중 분장을 한 채 영화관 무대인사를 돌았다.

챌린지 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오정세와 한솥밥을 먹는 배우 류승룡을 비롯해 이성민, 김무열, 김선호 등이 참여했고, K-팝 스타 에스파 윈터, 몬스타엑스 기현, 보이넥스트도어 태산, 알파드라이브원 상원, 스테이씨 수민, 하츠투하츠 이안 등도 동참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에 대한 호평 또한 높다. 실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멀티플렉스 CGV의 에그지수의 경우, ‘와일드 씽’이 93%다. 이는 ‘군체’(89%) 보다 높은 수치다. 네이버 영화 평점 역시 ‘와일드 씽’(8.52점)이 ‘군체’(7.91점)보다 앞선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두 영화의 극장 관객수 격차는 꽤 크다. ‘군체’는 15일까지 524만 명을 모았다.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뛰어넘었고, 개봉 한 달 가까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이는 결국 관객이 이제 ‘극장용 영화’와 ‘비(非) 극장용 영화’를 구분해 선택한다는 방증이다. ‘군체’의 경우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해 좀비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했고, 진화하는 좀비 무리의 군무와 같은 역동적인 움직임을 스크린 위에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받아 해외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는 것도 관객들의 흥미를 끈 요소였다.

반면 코미디 장르인 ‘와일드 씽’은 화려한 볼거리 보다는 웃음과 내러티브에 더 초점을 맞춘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높지만,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봐야 더 재미있다’고 말하긴 쉽지 않다.

‘와일드 씽’의 개봉 시기가 아쉽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몇 년간 극장가는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영화 1편 티켓값으로 OTT 플랫폼을 한 달간 구독할 수 있기 때문에 "극장갈 바에는 OTT 구독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관객들의 연간 관람 편수가 크게 줄었고, 연간 누적 관객수도 전성기 대비 쪼그라들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런 상황 속에서 관객들은 ‘선택과 집중’으로 태세 전환했다. ‘볼 만하다’고 입소문이 돌면 관객이 몰리지만, 다른 영화들은 더욱 더 철저히 외면받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왕과 사는 남자’(1689만 명), ‘군체’(524만 명), ‘살목지’(324만 명), ‘만약에 우리’(260만 명) 등 4편의 영화가 톱5에 들었고, 관객수는 도합 2800만 명에 육박한다. 전 국민 2명 중 1명은 이 기간 극장에서 영화 1편을 봤다는 의미다.

즉 히트작이 쏟아지면서 영화의 희소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 놓였다. 상반기에 여러 편의 영화를 본 관객들이 휴식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와일드 씽’을 두고 "여름 성수기에 개봉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년 간 바캉스 시즌의 승자는 배우 조정석이 나란히 주연을 맡은 영화 ‘좀비딸’(2025·564만 명)과 ‘파일럿’(2024·471만 명)이었다. 무더위가 찾아오면 관객들이 시원한 극장에 앉아 팝콘통을 끼고 웃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윤준호(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