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점휴업'을 선언했던 국내 은행의 중동 지점들이 영업을 재개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에 나서면서다. 국내 기업들의 지상사에 대한 금융지원 등이 정상화됐지만 전쟁 여파로 중동 지역의 신규 IB(투자은행)거래는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근 국가로 이동하거나 재택근무로 전환했던 국내은행 중동 지점 주재원들은 최근 일제히 본 지점으로 정상 출근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중동 지점 주재원들은 총 19명이 근무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신한 두바이 지점 3명 △우리 바레인 지점 4명, 두바이 지점 4명 △하나 바레인 지점 3명, 아부다비 지점 4명, 두바이 사무소 1명 등이다.
이들 주재원들은 지난 3월 이란이 중동 내 금융기관과 은행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면서 인근 국가 등으로 이동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바레인과 두바이 지점 주재원들을 각각 독일과 인도 지점으로 대피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바레인 주재원은 사우디에 이어 인도로 이동했고, 아부다이와 두바이 주재원은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신한은행 두바이 주재원들도 재택근무로 업무를 이어갔다.
국내 은행들은 종전 협상에 관한 언급이 시작된 4월 중순 이후 주재원들의 지점 복귀를 검토했다. 이후 우리은행은 지난 4월 29일 두바이 지점, 5월 4일에 바레인 지점 영업을 재개했다. 하나은행도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UAE(아부다비·두바이) 주재원들이 4월말부터 정상 출근했고, 바레인의 경우 지난 5월 8일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신한 두바이 지점은 지난 5월말부터 정상 출근 중이다.
주재원들이 지점으로 되돌아오면서 중동 지점의 영업도 제자리를 되찾았다. 국내 은행 중동 지점들은 주로 △해외 금융사의 IB딜에 참여하거나 △국내 기업 지상사들에 자금을 공급하는 일을 주 업무로 한다.
UAE 소재 지점들에서 주로 진행하는 국내 기업 지상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업무는 비교적 타격이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기업들이 재무제표 등 업무에 필요한 서류를 잘 갖춰 유선과 온라인을 통해서도 자금 공급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UAE 지점들은 기존에도 중동 뿐만 아니라 인근 인도나 베트남 소재 지상사에도 자금 공급을 해왔다.
독자들의 PICK!
다만 바레인에서 주로 실행되는 IB딜의 경우 중동 내 수요가 많아 실사가 필요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담수화 시설 투자에 참여하는 거래 등 실제 시설을 살펴야 투자 적격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만, 전쟁으로 인해 방문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IB딜도 주춤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과 이란이 정전협상을 시작했지만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이어지면서 금융기관들이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한 국내은행 글로벌 부문 관계자는 "IB딜의 경우 외국계 대형 금융사가 프라이머리로 1조짜리 딜을 주선하면 국내 은행지점들이 세컨으로 500억씩 참여하는 구조"라며 "폭격이 떨어지는 시설에 외국계들이 투자할 리가 없어 국내 은행들의 IB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