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삼성맨인데 "저긴 6억, 우린 2억" 박탈감에...부장급도 하닉 이직?

같은 삼성맨인데 "저긴 6억, 우린 2억" 박탈감에...부장급도 하닉 이직?

김아영 기자
2026.07.03 14:06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성과급 격차에 흔들린 삼성 직원들…이직 기류 확산
HBM 경쟁 겨냥한 인재 확보전…비메모리 인력 정조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사진=뉴시스

SK하이닉스(2,425,000원 ▲238,000 +10.88%)의 직원 채용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309,500원 ▲23,500 +8.22%) 직원들의 이직 움직임이 확산 중이다. DX(디바이스경험)부문 저연차 직원에 이어 비메모리 조직의 과장·부장(CL3·CL4)급 허리 인력까지 지원이 이어지면서 핵심 인재 유출 우려가 전 부문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6일까지 HBM(고대역폭메모리), SoC(시스템온칩), 패키징 등 54개 직무에서 경력 사원을 모집 중이다. 직무별로 요구 경력은 상이하지만 대체로 2년 이상이 대상이며 모집 규모는 세 자릿수다. 이번 채용은 설계·공정·패키징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HBM 경쟁력을 선점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직 기류는 SK하이닉스의 경력 채용 공고가 나오기 전 신입 수시 채용 단계에서부터 감지됐다. 당시 삼성전자 DX부문 저연차 직원뿐 아니라 비메모리 부문 경력직들까지 신입 채용에 대거 지원했다. 문제는 신입과 경력 채용의 중복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SK하이닉스 측은 일부 지원자에게 향후 경력 공고 일정을 사전 안내하며 신입 지원 철회를 권유했다는 게 삼성 직원들의 전언이다. SK하이닉스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사내에 관련 정보가 공유되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신입 지원 취소 방법을 서로 문의하는 사례까지 잇따랐다는 후문이다. 이후 경력 공고가 나자 비메모리 조직 인력의 지원이 대거 몰렸다. 이번 주 신입 채용 서류 합격자 발표 직후에는 사내에 면접 스터디가 꾸려지기도 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지원자 연차다. 이번에는 저연차뿐 아니라 프로젝트를 이끄는 CL3·CL4급까지 지원한 사례가 파악됐다. 허리급 엔지니어는 실무 프로젝트를 이끄는 핵심 인력으로 방향 설정과 고객사 요구 조율을 동시에 맡는다. AI(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이 복잡해지고 고객 맞춤형 요구가 늘면서 이들의 프로젝트 경험과 고객 대응 역량의 중요성도 크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 비메모리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우리가 타깃이니 (지원서를) 쓰자'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며 "저연차 이동은 충원으로 메울 수 있지만 허리급은 대체가 쉽지 않기에 회사(삼성) 측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직 러시(행렬)의 근본 원인으로는 보상 체계 격차가 꼽힌다. SK하이닉스가 HBM 호황으로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와 비메모리 사업부의 성과급 차이가 크다. 연봉 1억원 기준 메모리사업부는 약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았지만 적자를 낸 비메모리 사업부는 약 2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자사주 600만원만 지급받은 DX 부문은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이 같은 보상 박탈감이 이번 연쇄 이직 움직임의 방아쇠가 됐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가 이들을 흡수하려는 전략은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와 직결한다. 차세대 HBM 경쟁은 메모리 성능을 넘어 로직 설계와 선단 공정,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종합 기술전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에서 쌓은 선단 공정 노하우는 HBM의 핵심인 베이스다이 개발에 중요하다. 업계가 이번 채용을 단순 인력 보강을 넘어 AI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보는 배경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I 반도체 기술 격차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인데 최근 양사의 성과급 차이가 벌어지면서 허리급 인력들까지 크게 흔들리는 분위기"라며 "향후 보상 체계 정비와 조직 결속력이 핵심 인재 유출을 막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당사 경력직 채용은 특정 기업 출신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중장기 인력운영 계획에 따라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아영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아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