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베트남 부가세 협상 나선 국세청, 서진시스템 수혜 촉각

[더벨]베트남 부가세 협상 나선 국세청, 서진시스템 수혜 촉각

김인규 기자
2026.07.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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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현 국세청장은 마이 쑤언 타잉 베트남 국세청장과 회의를 갖고 한국 기업들의 부가가치세 환급 지연에 따른 어려움을 전달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베트남 현지 세무국은 매출 1000억동 이상이면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기업 등 300곳 이상을 세무조사 대상으로 올렸으며 효성그룹 계열사 등도 포함됐다. 1562억원 수준의 세금과 가산금을 통지받은 서진시스템은 세금을 납부하고 이의신청을 진행 중이며 이번 국세청의 행보가 수혜로 이어질지 주목했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현지 지역의 강화된 세무조사로 애를 먹자 국세청장이 직접 협상에 나섰다. 진출 기업들이 무더기 세무조사 대상에 오른 데다가 부가가치세 환급도 늦어지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작된 셈이다. 세정협력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세제이슈로 발묶인 서진시스템 등 주요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지 주목된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마이 쑤언 타잉 베트남 국세청장과 제25차 한·베트남 국세청장 회의를 개최했다. 임 청장은 한국 기업들의 부가가치세 환급 지연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기업 포함 300곳 이상 세무조사 대상, 환급 사례 주목

올해 들어 베트남 현지에선 세제 이슈로 부담을 겪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났다. 베트남 지도부 개편 과정에서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베트남은 국내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 중 하나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에서 가동 중인 한국 기업의 법인 수는 2602개로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해있는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중국(2397개), 3위는 미국(933개)이다.

현지 세제 기조가 바뀌면서 우리나라도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현지 부가가치세 환급문제의 조속한 처리가 우선적인 해결과제로 꼽힌다.

베트남 세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국내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현지 세무국은 매출 1000억동(약 56억원) 이상이면서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기업을 세무 점검 대상으로 올린 상황이다.

지난 3월 기준으로 302개 기업이 해당한다. 효성그룹 계열사도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현지 생산기지로 활용 중인 효성비나케미칼과 HS효성광남이 대상이다. 내부거래와 세금 신고 정확성, 증빙 자료 일치 여부 등을 포괄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과세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 기업을 중점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도 일종의 경고성 조치로 세금을 부과한 후 철회하거나 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빈번했으나 최근 들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베트남 세무국 자료 일부
베트남 세무국 자료 일부

국내 기업이 베트남 현지에서 세금을 통지받아 납부한 이후 환급받은 사례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05억원(약 5820억동)에 해당하는 환급금을 전액 돌려받았다. 환급 대상 기간은 2021년 6월부터 2024년 9월까지다. 해당 기간 수출가공업체(EPE)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환급 사유가 발생했다.

포스코도 최근 현지 관세당국으로부터 중복과세된 일부 금액에 대해 환급 결정 통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포스코 측은 구체적인 금액과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다. 포스코 VST는 지난해 세무행정에 대해 갈등을 빚으면서 159억원(약 3040억동) 규모의 손실을 봤다. 이후 기납부한 일부 금액에 대해 이의신청을 진행해왔다.

다만 현지에서 부과받은 세금에 대해 추후 환급이 이뤄지더라도 장기간 기업의 유동성이 제한될 수 있는 점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환급 절차와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들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무 리스크가 반복될 경우 베트남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투자 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장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관계 당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하는 만큼 개별적인 대응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현지 상황에 따라 지침이 변화하는 만큼 세금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조기진출한 서진시스템, 환급 가능성

베트남에 일찌감치 진출했던 코스닥 상장사 서진시스템은 이번 국세청의 행보가 세정협력 과정에서 도움이 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서진시스템이 처음 베트남 법인을 설립한 시기는 2011년이다. 2014년, 2019년에 이어 2022년부터는 3년 연속 추가 법인을 세우면서 현지 사업 기반을 확대해왔다.

서진시스템의 자회사 서진베트남이 현지에서 통지받은 금액은 1182억원(2조856억3500만동)에 지연 가산금 380억원(6575억7000만동)을 더해 총 1562억원 수준이다. 지난 2021년부터 수출 목적으로 들여온 무상사급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등을 요구한 것이다.

현지 당국에서 이를 빌미로 수출입을 제한하는 경우 사업이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 입장에선 우선 세금을 납부한 후 환급을 요청하는 방안이 최선인 상황이다. 전동규 서진시스템 대표이사는 현지에서 출국금지 해제로 10일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부가가치세 1182억원을 4월22일부터 5월 20일까지 3번에 나눠 납부했고 지연가산금 380억원에 대해서는 6월 11일 은행 보증서를 발급받았다. 이의신청도 동시에 진행 중인 단계로 주요 고객사로부터 수출 확인서 등을 발급받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현지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추가로 갖춰 이의신청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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