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집 대기줄 놀랐다"...마지막 복날, 일부 식당만 '북적'

"보신탕집 대기줄 놀랐다"...마지막 복날, 일부 식당만 '북적'

성남(경기)=박상혁 기자, 최문혁 기자
2026.07.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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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내 보신탕 가게 사진 모습. 초복 대목이지만 식당 절반은 빈 상태였다./사진=박상혁 기자.
15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내 보신탕 가게 사진 모습. 초복 대목이지만 식당 절반은 빈 상태였다./사진=박상혁 기자.

"1990년대엔 하루에 240인분씩도 팔았죠. 개고기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네요."

초복인 15일 점심시간 찾아간 경기도 성남의 모란시장 보신탕 거리. 한때 복날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던 골목은 한산했다. 일부 식당에만 손님이 앉아 있었고 대부분은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진열장에 놓인 손질된 개고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올여름 복날은 개고기 판매가 사실상 허용되는 마지막 대목이다. 2024년 제정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 식용 종식법)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7년 2월7일부터는 식용 목적의 개 사육과 도살, 유통,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모란시장 인근에서 40년째 보신탕집을 운영한 김모씨(64)는 "오늘 매출이 150만원 정도만 돼도 다행"이라며 "손님이 많았던 예전 복날에 비해 매출은 70% 이상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군 제대 후 개고기를 운반하는 트럭 운전을 시작했다. 물건을 납품하며 보신탕 식당들이 잘되는 모습을 보고 직접 식당을 차린 것이 벌써 40년전이다.

모란시장 보신탕 거리의 전성기는 1990년대 분당신도시 개발 당시였다. 김씨는 "그땐 하루에 개고기 240인분을 팔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며 "이제는 '개 식용'에 대한 인식이 변해 손님이 줄어든 데다 개고기 가격도 많이 오르면서 장사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날 모란시장에서는 개고기를 1㎏당 4만5000~5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개 식용 종식법 시행 이후 전국 개 사육농장이 약 82%(1537→272곳) 줄면서 공급이 감소하자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영향이다.

김씨는 "개고기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며 "보신탕의 흥망성쇠를 함께 지켜본 사람으로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은퇴해도 상관없지만 젊은 상인들은 앞으로 먹고살 길이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내엔 폐업한 보신탕 가게도 있었다./사진=박상혁 기자.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내엔 폐업한 보신탕 가게도 있었다./사진=박상혁 기자.

반면 마지막 복날을 앞두고 일부 유명 보신탕집에는 여전히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의 한 보신탕 전문점 앞에는 대기 줄이 늘어섰다.

60대 남성 이모씨는 "평소 즐겨 먹지는 않지만 친구가 꼭 가자고 해서 따라왔다"며 "개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줄로만 알았는데 손님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식당 관계자 50대 장모씨는 "60년 전 대전에서 시작한 식당인데 맛집으로 소문이 나 손님이 꾸준히 찾는다"면서도 "내년부터는 보신탕을 팔 수 없게 되는데 손님들의 수요를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신탕이 사라지는 건 시대 흐름일 수 있지만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개고기의 대체 식품으로는 흑염소가 꼽힌다. 정부도 개 식용 종식법 시행 이후 염소 고기 수요가 늘자 지난 2월 신품종 개발과 생산성 향상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염소 생산 기반 구축 등 세부 과제는 2029년까지 추진될 예정이다.

하지만 상인들의 분위기는 달랐다. 한 보신탕 식당 상인은 "개고기는 비싸도 직접 사가는 손님이 있지만 흑염소는 냄새가 강해 가정에서 요리해 먹는 경우가 드물다"며 "도축과 운송 비용도 많이 들어 판매량과 마진 모두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흑염소가 개고기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며 "차라리 식당을 접고 다른 일을 해야 할 수도 있어서 고민이 크다"고 덧붙였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유명 보신탕집에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사진=최문혁 기자.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유명 보신탕집에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사진=최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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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박상혁 기자입니다.

최문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최문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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