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배우 겸 영화감독 주성치(저우싱츠·周星馳)가 25년 만에 선보인 영화 '쿵푸여자축구'(功夫女足)가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한국 여자축구팀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4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싱타오일보 등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봉한 '쿵푸여자축구'는 개봉 5일 만에 누적 박스오피스 수익이 8억 위안(한화 약 1748억원)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약체 여자축구팀 '아미파'가 소림 쿵푸 기술을 현대 축구에 접목해 아시아 여자축구 대회에서 기적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저우싱츠 감독이 '소림축구'(2001) 이후 25년 만에 선보인 쿵푸와 스포츠를 결합한 형태의 코미디 영화다.
그러나 저우싱츠 감독은 극 중 '아미파'의 라이벌인 한국 여자축구팀을 부정적으로 묘사해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 유명 대학인 이화여대를 연상시키는 '이화여자 축구팀' 선수들은 서클렌즈를 착용하고 화장에만 신경 쓰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미인계를 비롯한 비열한 전술을 구사하는 것은 물론, 경기 중 상대 선수를 가격하거나 발을 거는 등 먼저 반칙을 한 뒤 일부러 넘어지는 '할리우드 액션'으로 경고나 퇴장을 유도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선수들이 어눌한 한국말로 "심판,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는 장면도 등장한다.
다만 이러한 묘사는 실제 한국과 중국의 여자축구 경기 내용과는 정반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7월 열린 여자축구 동아시안컵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는 중국 선수들이 한국의 지소연의 가슴을 발로 차거나 팔꿈치로 머리를 가격하는 등 거친 반칙을 범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대만 ET투데이는 "영화 줄거리는 쿵푸 실력이 뛰어난 중국 팀이 한국 팀에게 충격적인 교훈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며 "이는 중국 관객들에게는 큰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한국 누리꾼들은 '한국 스포츠계를 모욕하는 내용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반응을 전했다.

중화권 언론에서는 저우싱츠 감독이 한국 배우 송강호에게 한국 팀에 편파 판정을 하는 부패한 심판 역할을 제안했지만, 영화의 이면을 파악한 송강호가 이를 거절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 언론은 이를 두고 "저우싱츠 감독이 한국의 국민 배우를 활용해 가차 없는 풍자를 시도하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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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싱츠 감독은 2023년 10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제20회 홍콩아시안영화제에서 만난 배우 송강호에게 '쿵푸여자축구' 심판 역할을 제안한 사실을 직접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송강호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송강호의 아내가 '소림축구'를 무척 좋아한다고 해서 그 기세를 몰아 심판 역할을 제안했다"며 "그런데 송강호가 오히려 '왜 선수 역할은 안 되냐'고 되물었다"고 말했다. 저우싱츠는 송강호의 첫 주연 영화 '반칙왕'(2000)의 광둥어 버전에서 송강호 역을 더빙한 인연이 있다.
영화 '쿵푸여자축구'의 흥행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저우싱츠 감독 특유의 감성이 살아있다"는 호평이 나오는 한편 "인공지능(AI)을 사용한 듯한 특수효과와 진부한 유머, 주성치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억지스럽다" "각본과 연기가 부실하고 유머는 시대착오적"이라는 혹평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