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티슈진(42,900원 ▼18,300 -29.9%)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옛 인보사)가 미국 임상 3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앞선 임상과 마찬가지로 TG-C 투여 환자의 통증 감소는 확인했지만, 예상을 뛰어넘은 위약 효과에 발목을 잡혔다.
최근 HLB와 펩트론 등이 악재에 노출되며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기대가 컸던 TG-C 임상 실패가 더해지며 국내 바이오산업 전반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K-바이오에 대한 자본시장의 신뢰가 추락하면 자금 수혈에 목마른 다수 바이오 기업의 유동성 리스크(위험)가 커질 수 있단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증시에서 TG-C의 개발회사인 코오롱티슈진과 아시아 지역 상업화 권리를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21,100원 ▼9,000 -29.9%)의 주가는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TG-C 미국 임상 3상 실패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TG-C 미국 임상 3상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TG-C 임상 3상 실패는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위해주, 이다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과거 한국 임상 3상, 미국 임상 2상 결과가 미국 임상 3상에서 재현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두 번째 임상 3상에서 위약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TG-C 임상 성공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TG-C가 미국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성공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상황은 아니다. 오는 10월 공개 예정인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다면 미국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할 수 있다. 물론 첫 번째 임상 실패의 원인도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
TG-C 미국 임상 3상 실패로 K-바이오의 부담은 더 커졌다. 올해 상반기 삼천당제약 주가 급등락에 이어 이달 HLB의 간암 치료제 허가신청에 대한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보완요구서한(CRL) 발송, 펩트론의 비만치료제 공동연구와 관련한 논란 등이 바이오에 대한 자본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이어 TG-C까지 기대에 못 미친 결과를 공개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에 대한 신뢰에 또 한 번 금이 갔다.
실제 많은 바이오 기업이 최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며 시장가치 하락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국내 증시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구성한 'KRX헬스케어지수'는 연초 대비 약 30% 하락했다.
독자들의 PICK!
바이오 기업은 지속적인 자금조달을 바탕으로 신약 임상시험 등 연구에 비용을 꾸준히 투입해야 하는 만큼 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 CFO(재무책임자)는 "올해 바이오 주가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 최근 악재가 줄줄이 터진 데다 TG-C 임상 실패까지 겹쳐 안타깝다"며 "주가 하락도 큰 부담이고, 특히 바이오에 대한 시장 신뢰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질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최근 많은 바이오 기업이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바이오산업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신호가 잇따라 나오면서 힘든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개별 기업의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정부에서도 산업의 특성에 맞춘 효과적인 육성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