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 빠진 치매 남편..."이러다 재산 다 탕진" 아내의 결심

로맨스 스캠 빠진 치매 남편..."이러다 재산 다 탕진" 아내의 결심

윤혜주 기자
2026.09.22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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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경증 치매를 앓는 남편이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에 휘말려 재산을 탕진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이 경증 치매 진단을 받은 후 로맨스 스캠에 빠져 상대방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송금하고 있어 이혼을 고민 중이라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제 남편은 반듯한 사람이었다. 엉뚱한 사고를 치거나 가정을 소홀히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직장 생활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마쳐 퇴직을 했고 인생 후반전을 좀 더 의미있게 보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최근 남편이 경증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남편의 판단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상황에서 낯선 사람에게 속아 로맨스 스캠 사기를 당했다고 한다. 상대방은 온갖 달콤한 거짓말로 남편에게 접근했고, 남편은 그것을 철석같이 사실로 믿었다. 지금도 지속적으로 큰돈을 송금하고 있으며 아무리 뜯어말려도 상대에 대한 믿음을 꺾지 않는 상황이다.

A씨는 "평생 모아 온 재산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남편의 인지 기능이 더 떨어진다면 앞으로 재산이 얼마나 더 빠져나갈지 걱정되고 혼자서는 남편을 막기도 점점 어려워질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결국 이혼까지 고민하게 됐다"며 "남편이 의사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는 아니지만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이혼을 진행할 수 있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답변에 나선 김지연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남편의 치매가 경미해 의사능력이 완전히 상실된 것이 아니라면 협의이혼도, 재판이혼도 모두 가능하다"며 "남편이 로맨스스캔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는 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의사능력이 완전히 상실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편의 재산 처분 행위 자체를 바로 무효로 다투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몇 가지 법적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며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재산보전처분을 신청하면 남편 명의 부동산에 대한 처분 금지 가처분이나 예금 계좌에 대한 가압류를 통해 재산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남편의 치매가 경미하더라도 후견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며 "한정후견은 판단능력이 부족한 경우 활용 가능한데, 한정후견이 개시되면 법원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후견인 동의 없이 한 재산 처분 행위를 취소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미 로맨스 스캠으로 빠져나간 재산에 대해선 "이미 소실된 재산도 남편 측이 받은 것으로 간주해 재산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A씨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며 "로맨스 스캠 상대에게 보낸 돈은 사기를 이유로 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형사 고소를 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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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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