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기엔 짧고 가족도 안 만나"…조용히 '나홀로 추석' 보낸다

"여행 가기엔 짧고 가족도 안 만나"…조용히 '나홀로 추석' 보낸다

최문혁 기자
2026.09.2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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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가족 개념 좁아져…'나 홀로 추석' 더 늘어날 것"

올해 추석 연휴를 홀로 보내겠다는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뉴스1.
올해 추석 연휴를 홀로 보내겠다는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뉴스1.

올해 추석 연휴에는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나거나 여행을 떠나기보다 '나홀로 추석'을 보내려는 2030대 청년층이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비교적 짧은 연휴와 물가 부담에 취업 준비까지 겹치면서 집에서 조용히 연휴를 보내려는 젊은층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24일 한국리서치가 지난 4~7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에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날 예정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63%였다. 지난해 추석 연휴(68%)보다 5%포인트(p), 올해 설 연휴(70%)보다 7%p 줄었다.

특히 젊은 층에서 가족을 만나겠다는 응답이 적었다. 20~30대 응답자 가운데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날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52%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직장인 김모씨(28)는 이번 추석 연휴를 홀로 보내며 이직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씨는 "하반기 채용 시즌이라 연휴 내내 지원서를 쓸 계획"이라며 "평소에는 출퇴근하느라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

대학교 인근 원룸에서 자취하는 취업준비생 최모씨(24)는 자취방에 남아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자취방에서 본가까지는 약 2시간 정도가 걸리지만 올해는 가족을 만나러 가는 대신 취업 준비에 시간을 쓰기로 했다.

최씨는 "본가에 가더라도 다른 친척들과 모이지 않아 굳이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가족들과 있으면 공부에 집중할 수 없어 올해는 가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최근 몇 년간 명절에 친척들과 모이는 대신 여행을 떠나는 모습도 익숙해졌지만 올해는 여행 계획도 줄었다. 이번 추석 연휴 국내 또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13%로 지난해 추석 연휴(29%)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주말을 포함해 나흘에 그치는 비교적 짧은 연휴와 물가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평소 연휴마다 여행을 떠났다는 김모씨(34)도 올해는 집에서 추석을 보낸다. 지난해 추석에는 아내와 일본을 다녀왔지만 올해는 여행 계획을 잡지 않았다. 김씨는 "비행기 값도 비싸고 연휴도 짧아 가까운 일본에 가기도 부담"이라며 "차라리 돈을 더 보태 연말에 해외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짧은 연휴 기간과 더불어 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결과"라며 "특히 미래가 불투명한 청년들은 취업난에 연휴를 즐길 수 없는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명절을 보내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례를 지내고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던 전통적인 명절 문화가 약해지면서 '나홀로 추석'을 보내려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차례 문화가 급감하면서 친척들과 만날 유인이 줄었다"며 "핵가족의 형태로 성장해 온 젊은 세대일수록 가족의 개념을 더 작게 인식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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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혁 기자

머니투데이 사회부 사건팀 최문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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