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마켓 시장조성 참여 증권사 메리츠증권·다올투자증권 2곳
헤지할 수단 마땅치 않아…"헤지수단 확충 등 유동성 대책 내놓아야"

한국거래소(KRX) 애프터마켓의 시장 변동성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장조성 증권사는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성자는 매수·매도 양쪽에 호가를 내면서 떠안는 가격 변동 위험을 선물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헤지해야 하는데 애프터마켓에선 헤지 수단이 마땅치 않아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7일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애프터마켓 시장조성에 참여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다올투자증권(3,965원 ▲50 +1.28%) 두 곳뿐이었다. 코스피는 메리츠증권·다올투자증권이, 코스닥은 메리츠증권이 담당하고 있다. 시장조성 계약 종목은 코스피 143개, 코스닥 47개로 모두 190개다.
정규장에서 증권사 10곳이 시장조성을 맡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종목 수도 애프터마켓은 정규장의 4분의1 수준이다. 정규장에서는 증권사 10곳이 코스피 313개, 코스닥 421개 등 모두 734개 종목의 시장조성을 담당하고 있다.
증권사의 애프터마켓 시장조성 참여가 저조한 건 헤지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성자는 매도·매수 양쪽에 호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가격 변동 위험을 선물이나 ETF 등으로 헤지하는데 애프터마켓 시간대에는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된다.
우선 애프터마켓에서 ETF와 ETN(상장지수증권)은 거래 대상에서 빠져 있다. 정규 파생상품시장은 오후 3시45분에 끝나고 야간 파생상품시장은 오후 6시에 열린다. 애프터마켓 전반부 2시간 동안은 지수 선물조차 거래되지 않는다. 야간시장 대상 상품 10개에는 개별 주식선물이 포함돼 있지 않다. 또 시장조성 호가에도 일반 호가와 똑같이 업틱룰(공매도 시 매도호가를 직전 체결가 이상으로 제시)이 적용된다.
위험을 상쇄할 방법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호가를 내라고 하면 증권사로서는 선뜻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헤지 수단이 없는 구조가 그대로라면 참여 증권사와 종목이 늘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은 "거래소는 가장 불안정한 애프터마켓 개장 초기 2주 넘게 시장조성 의무를 평가하지 않아 거래가 적었다고 해명했다"며 "사실상 유동성 공급 장치를 꺼 둔 채 투자자를 맞이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헤지 수단조차 없는 시간대에 증권사 참여가 저조한 건 예견된 일이었는데도 거래소는 대체거래소와 경쟁에 쫓겨 개장 날짜 맞추기에만 급급했다"며 "4분기 시장조성 의무 평가를 차질 없이 시행하는 것은 물론 헤지 수단 확충과 참여 유인책을 담은 유동성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