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150 선물을 사고 코스피200 선물을 파는 이른바 '코스닥 롱·코스피 숏' ETF(상장지수펀드)가 최근 3개월간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높은 수익을 냈던 반대 전략 ETF는 같은 기간 20% 넘게 손실을 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쏠렸던 수급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바이오·이차전지 등으로 분산되면서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선방한 영향이다.
21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이날 기준 'KODEX 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선물(3,495원 ▼50 -1.41%)'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분배금 재투자 기준)은 22.88%다. 이 ETF는 코스닥150 선물을 매수(롱)하고 코스피200 선물을 매도(숏)하는 상품이다. 투자전략을 반대로 구사하는 'KODEX 200롱코스닥150숏선물(19,560원 ▲165 +0.85%)'의 수익률은 -23.52%로 집계됐다.
두 ETF의 성과가 뒤집힌 것은 하반기 들어서다. 기간을 늘려 보면 그동안은 코스피 롱 전략이 압도적이었다. 최근 6개월 기준 KODEX 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선물과 KODEX 200롱코스닥150숏선물의 수익률은 각각 -34.11%, 29.56%다. 기간을 5년으로 늘리면 각각 -59.44%, 81.04%로 격차가 더 벌어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214,500원 ▼9,000 -4.03%)와 SK하이닉스(1,223,000원 ▼71,000 -5.49%)의 주가 급락이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린 반면 특정 업종 쏠림이 비교적 적은 코스닥 지수는 버텼다고 분석한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3개월 전보다 13.7%, SK하이닉스는 29.5% 떨어졌다.
지수별로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피200 지수는 3개월 전보다 17%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200 초대형주 제외 지수는 10.74% 내리는 데 그쳤고 코스피200 제외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3.9% 올랐다. 코스닥150 지수도 5.3% 상승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AI 투자 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쏠림이 강했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로 수급 꼬임도 있었다"며 "시장에서 AI 반도체 종목들을 둘러싸고 2028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성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서 하반기에는 바이오와 이차전지 등 다른 업종으로 순환매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향방을 가르는 외국인 자금도 7월 이후 코스닥보다 코스피에서 더 많이 빠져나갔다. 최근 3개월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7조71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코스닥 시장 순매도액은 3조1620억원에 그쳤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현금 여력이 소진됐고 기관은 내년 예산 집행을 앞두고 신규 자금을 붓기가 애매한 상황이라 외국인의 자금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1,966명 읽는 중
증권가에선 이미 보유한 반도체 대형주는 그대로 두되 신규 자금은 반도체 소부장이나 변동성이 낮은 업종으로 분산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성향에 따라서는 금융이나 보험주처럼 변동성이 낮고 배당이 있는 받쳐주는 산업을 추가할 수 있다"며 "수급이 꼬여 있는 만큼 외국인이나 기관이 사는 이차전지와 같은 업종에 주목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