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두 딸 애원에도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하다 20대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한 여성 남편이 1심 선고를 앞두고 1135명의 서명을 받은 선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남편 선처 탄원 등을 양형에 고려해 여성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히든아이'에서는 지난 1월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망 사고와 가해자의 재판 과정이 소개됐다.
방송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 1월 9일 오후 9시20분쯤 충남 홍성군 홍북읍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차를 몰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20대 남성이 숨졌다. 피해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0.08% 이상)을 훨씬 웃도는 0.211%였다. 제한속도가 시속 60㎞인 도로에서 최대 시속 194㎞로 달렸다.
차량 뒷좌석에는 4세와 6세인 두 딸도 타고 있었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에는 딸들이 "엄마 나 무서워, 제발 천천히 가줘. 내릴래"라며 애원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그러나 A씨는 딸들에게 욕설을 하며 운전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정신이 들었을 때는 경찰서 유치장이었고 경찰관들이 사람이 죽었다고 했다"며 사고 후 현장을 떠난 이유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사고 직후 피해자와 목격자에게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것 아니냐", "내 새끼들 놀랐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과정에서는 A씨 남편이 1135명의 서명을 받아 선처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도 알려졌다.
남편은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알고 지내는 사람이 많아 지인들이 탄원서를 써줬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서명자는 어떤 사건에 관한 탄원서인지 모른 채 지인 부탁으로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들은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 방송인 김동현은 "음주운전을 해서 사망사고를 낸 가해자에게 탄원서를 써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4,152명 읽는 중
배우 박하선도 "직접 서명한 사람이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썼다는 얘기가 있는 걸 보면 너무 찜찜하다"고 말했다.
유족과의 합의 시도를 둘러싼 주장도 엇갈렸다. A씨 남편은 유족에게 사과하기 위해 "집에도 한 열 번 갔었다"고 주장했지만, 유족은 남편을 만난 적이 없고 얼굴조차 모른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양형에는 자동차 종합보험 가입 여부와 자녀의 다른 친권자인 남편이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이 고려됐다.
김동현은 남편이 가족을 감싸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가족의 선처 탄원이 양형에 반영된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소청과 A씨 측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지난 8월 시작된 항소심에서 1심 때와 달리 혐의를 인정하고 유족과 합의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동현은 진심으로 사죄하려는 것인지, 형량을 줄이기 위해 합의를 시도하는 것인지 의문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