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026]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산업계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로봇의 AI 연산에 드는 전력을 줄여 작업시간을 확보하고 LG전자(155,200원 ▼6,500 -4.02%)는 데이터센터 냉각 전력을 낮춰 AI 서비스에 쓸 여력을 늘리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생산량과 공정 운영 조건을 함께 분석해 제철소 전체의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에서는 한정된 에너지로 AI의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이 제시됐다. 로봇과 데이터센터, 제철소라는 서로 다른 현장에서 에너지 소비와 성능·생산성의 균형을 맞추는게 공통 과제였다.
현대차(292,500원 ▼3,500 -1.18%)는 로봇의 운용시간과 상품성을 좌우하는 배터리 효율에 주목했다. 김영훈 현대차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장(상무)은 "무조건 최신 모델이나 최고의 모델을 쓰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환경에 적합한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배터리로 이동과 통신, 센서 작동과 AI 연산까지 수행하는 만큼 연산에 전력을 많이 쓰면 실제 작업시간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다. 무게가 늘면 이동에 더 많은 힘이 필요하고 구동장치의 사양과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의 주변 환경 인식과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경량화한 이유다. 김 실장은 "제한된 에너지로 더 많은 물리적 가치를 만드는 것이 피지컬 AI 로봇에게 기대하는 미래"라고 설명했다.
로봇이 연산과 이동 사이에서 에너지를 배분한다면 데이터센터는 냉각에 쓰는 전력을 줄이는 것이 과제다. 이광원 LG전자 어플라이드사업담당은 "정해진 전력을 냉각에 쓰지 않고 어떻게 AI 서비스에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AI 반도체의 고성능화로 서버 발열이 늘면서 냉각 효율이 전력당 AI 처리 효율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는 얘기다.
LG전자는 공랭식에서 액체냉각으로의 전환에 대응해 '칩 투 칠러' 통합 솔루션을 내세웠다. 반도체의 열을 직접 식히는 콜드플레이트부터 냉각수분배장치(CDU), 냉각수를 만드는 칠러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개별 장비를 넘어 냉각 시스템 전체를 통합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운영까지 연계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관리를 지원한다.
냉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도 재활용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 담당은 폐열을 스마트팜이나 지역난방에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열을 다시 흡수해 냉각에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LG전자는 이같은 냉각 수요 확대에 맞춰 내년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약 10배로 늘리고 내년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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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은 에너지 효율을 개별 설비에서 생산공정 전체로 확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주요 개발 과제인 '에너지 GPT'는 생산량과 공정별 운영 조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제철소 전체의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게 목표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필요한 생산을 유지할 수 있는 운영 조건을 찾는데 초점을 맞췄다.
윤일용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275,500원 ▼6,500 -2.3%)) 미래기술연구원 AI로봇융합연구소장은 "에너지를 가장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의사결정은 생산을 안 하는 것"이라며 생산과 에너지 절감이 상충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특정 설비의 소비량만 낮추는데 그치지 않고 생산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공정별 데이터를 연결하고 숙련 작업자의 경험도 AI가 활용할 수 있는 지식으로 축적해야 한다. 포스코그룹은 작업자의 노하우를 체계화하는 작업과 기존 제조설비의 AI 자율화를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