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거꾸로 나이 먹으며 살아요

[기고]거꾸로 나이 먹으며 살아요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 소장
2014.03.19 05:10

제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몇몇이 모여 팬클럽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2월, 회원수가 600명을 넘자 회원 단합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1박2일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첫날은 경기도 가평 인근의 펜션에서 숙박을 하며 10만 평 규모를 자랑하는 아침고요수목원의 별빛축제를 구경하는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

문제는 이튿날 발생하였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 번째 목적지인 남이섬으로 향하던 중 제가 운전을 하던 차에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청평면을 지나가던 중 신호가 바뀌어 횡단보도 앞에 차를 정차시켰는데 뒤에서 달려오던 2톤 트럭이 제 차를 그대로 들이받은 것입니다.

뒷유리창은 완전히 깨져 부서져 내렸고 차량 후미의 3분의 1 가량이 찌그러드는 말 그대로 대형 사고였습니다. 그런데도 저를 포함한 탑승자 세 명 모두가 전혀 외상을 입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하늘이 도운 천만다행한 사고였습니다.

급히 병원으로 이동해 엑스레이를 찍고 간단한 검사를 마친 후 다시 집 근처 병원으로 이동하여 그렇게 무섭다는 ‘교통사고 후유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2주 동안 입원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며칠은 목과 어깨, 허리 부근에 뻐근함과 경미한 통증이 있어 MRI 촬영을 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오히려 저를 깜짝 놀라게 만든 것은 담당의사의 말이었습니다.

MRI 촬영 결과 3번, 4번 요추에 퇴행성 디스크 증상이 발견되었고, 우측 어깨 통증도 교통사고에 의해 촉발되기는 했지만 퇴행성 근육통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의사로부터 직접 ‘퇴행성’이라는 단어를 듣고 나니 기분이 참으로 묘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병원 침대에 누워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노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동식물을 막론하고 모든 생명체는 반드시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기 마련입니다. 사람 또한 예외가 아니니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음에 따라 몸의 각종 기관이나 조직이 퇴화적 변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최근 들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 역시 대표적인 퇴행성 질병의 하나일 것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거듭하던 중 제가 마음에 신경이 쓰였던 것은 몸의 퇴화(퇴행성)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고 마음의 퇴화(퇴행성)는 조금 더 노력할 여지가 있지 않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즉, 미국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빌리자면 이렇게 표현될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25세에 이미 죽어버리는데 장례식은 75세에 치른다” 사람의 정신도 육체와 마찬가지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점 퇴화합니다. 그런데 그 퇴화의 속도가 반드시 몸의 퇴화속도에 정비례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어떤 사람은 25세의 나이에 이미 노인의 마음가짐으로 퇴화하고, 반대로 어떤 사람은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년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정신연령, 마음의 나이를 몇 세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사회에 절대적 빈곤의 문제가 조금이나마 해결되면서 몸의 퇴화를 예방시켜 건강을 지켜주는 여러 가지 운동법, 식이요법, 의학적 치료법 등에 많은 관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몸보다 더 중요한 정신의 퇴화를 예방하는 일에는 그다지 많은 관심이나 노력이 기울여지지 않는 듯합니다.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이 ‘청춘’이란 시에서도 말했듯이 청춘이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의미합니다.

몸은 아직 60세지만 정신의 퇴화속도가 빨라 이미 80세의 정신을 갖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청춘은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과거의 일일 것입니다. 반대로 몸은 60세지만 정신은 30대의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다면 그는 여전히 청춘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 우리 한 번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표현처럼 살아가보면 어떨까요? 비록 몸은 퇴화해도 정신은 퇴화하지 말고, 늘 청춘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 보자는 것입니다. 5,60년 살아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인생 뭐 별 거 있습니까?

오늘부터는 20대 청년처럼, 10대 소년처럼 살아보는 겁니다. 어차피 내 인생인데 누가 뭐라고 말하면 좀 어떻습니까? 그냥 무시해 버리고 청춘의 마음으로 즐겁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게 인생을 멋지게, 잘 사는 길입니다. 우리 함께 약속해 볼까요? “오늘부터 마음의 나이는 거꾸로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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