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앞세운 공연취소 압력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예정이던 축제나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특히 지역 공공극장의 기획공연은 전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티켓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취소·연기된 공연은 주로 대중가수의 콘서트로 지난 2주간 약 40건에 달한다.
통상 '흥겨운' 이미지의 축제를 거두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당연한 처사라 생각한다. 하지만 공연 기획사나 연주자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떠밀려 취소되는 공연은 문제다.
지난달 26~27일과 오는 3~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인디밴드들의 음악축제 '뷰티풀 민트 라이프'(뷰민라)가 행사를 하루 앞둔 25일 저녁 갑자기 취소됐다. 고양문화재단이 이날 오후 6시경 주최 측에 공문을 보내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하게 한 것이다.
주최사는 앞서 24일 관객과 출연진, 참여업체 이름으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성금 5000만원을 전달하고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하기도 했다. 먹고 마시며 들썩이는 공연 대신 애도하고 위로와 희망을 주는 공연을 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공연을 준비했다. 관객들의 기대도 컸다. 이런 시국에 무슨 공연이냐 할지 모르지만, 음악을 통해 잠시라도 위로 받고 희망을 노래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끝내 공연은 취소됐다. 백성운 고양시장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25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번 음악 페스티벌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최성 고양시장에게 이른바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사태와 공연 장르가 이미지 정치에 이용당한 꼴이라며 비난했다.
어느 트위터에는 "주최측이나 뮤지션들이 스스로 맘에 걸려서 공연을 취소한다는 건 이해하지만, 제 3자들이 취소해야 옳다는 분위기로 몰고 가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고, 가수 김C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공연을 하고 안하고는 정치가들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며 "즐거움뿐만 아니라 위로가 필요할 때도 음악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공연을 준비했던 59팀의 아티스트들. 그들은 즐겁게 음악을 하지만 곧 생계이기도 하다. 정치적 이슈와 눈치보기 행정으로 기획사, 스태프, 관객 중 그 누구도 얻은 것이 없다. 한 트위터리안은 "한두 달씩 공연, 전시회를 하지 말라니 공연이 직업인 사람들은 뭐 먹고 살란 말입니까?"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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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개최 예정이던 '2014 안산 밸리 록페스티벌'도 일찌감치 취소됐다. 흥겨울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힘 있는 자가 무심코 내뱉은 취소 결정이 국민적 감정을 대리한다는 것은 지나친 억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