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창의력 폭발의 현장 스피치프로젝트 '망치' 이야기

사람들은 안개를 무심히 봤을 뿐 주목하지 않았다. 화가 제임스 맥닐 휘슬러는 모두가 보는 안개를 그림의 소재로 재탄생시켰다.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이렇게 말했다.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까지 런던에는 안개가 없었다.”
예술가들의 ‘발견’은 수도 없이 이어진다. 죽음의 나무라 여겨 아무도 사이프러스 나무를 화폭에 담을 생각을 하지 않을 때, 고흐는 생동감 넘치는 사이프러스 그림을 그렸다. 아무도 사과를 그리지 않을 때 세잔은 사과에 주목해 미술사에 큰 획을 그었다. 평범한 TV를 보고 백남준은 비디오아트를 생각했고, 똑같은 변기를 보고도 마르셀 뒤샹은 샘을 떠올려 작품을 만들었다.
가장 창의적이라고 일컫는 예술가들의 세계에서도 ‘창의력’은 ‘발명’이 아닌 ‘발견’이었다. 남과 같은 것을 보더라도 적극적으로 보고 주의 깊게 들음으로써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의 저자 ‘티비더블유에이 영팀’(TBWA 0팀)은 스피치 프로젝트 ‘망치’를 통해 ‘창의력’ 실험을 펼치고 이를 토대로 책을 냈다.
대학생 14명의 발표내용을 토대로 창의력이 대체 무엇인지, 내 안의 창의력을 어떻게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접근한다.
‘TBWA 0팀’은 ‘사람을 향합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 왔다’ 등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광고 카피를 만든 카피라이터 박웅현씨가 이끈다.
“과연 되겠어?” “대학생들의 스피치를 사람들이 보러 오겠어?” 결과는 놀라웠다. 반응은 뜨거웠고 여기에서 창의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저자들은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좋은 방법으로 회의를 꼽는다. 단순히 아이디어가 물리적으로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과정관리’다. “자 여기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는 여린 아이디어가 있다. 아직 장동건이 될지 장동민이 될지 모를 얼굴인데 어떤 각도에서 보면 꽤 괜찮아 보인다. 피부가 거칠어질 것 같으면 보습을 해주고 자라목이 될 것 같으면 자세를 잡아줘야 한다.”
한 대학생은 발표준비 과정을 통해 ‘왓투세이’(what to say, 무엇을 말 할 것인가) 못지 않게 ‘하우투세이’(how to say, 어떻게 말 할 것인가)도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왓투세이’만으로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힘든 시대라서다. 무엇을 발표해야 할지 주제조차 정하지 못해 초조해 하던 이 대학생은 기타치고 노래를 하면서 청중들을 놀라게 했다. 스피치라고 말로만 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좋은 내용이 좋은 형식을 만날 때 창의력은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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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라는 말은 ‘사람은 누구나 창의적이다’와 동의어다. 그가 누구건,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환경에서 자랐건 그의 안에는 팡! 하고 터져 나올 창의력이 내재해 있다는 뜻. 사람은 누구나 폭탄인데 다만 그 폭탄이 터지는 발화지점이 다를 뿐이다. 바로 그 폭탄의 뇌관만 찾아주면 된다.”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TBWA0팀(박웅현) 지음. 열린 책들 펴냄. 221쪽. 1만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