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세상 긍정케 하는 사랑의 힘

"사랑의 끝에는 무엇이 있어요?" 상처받아 마음이 아팠던 딸이 한밤중에 갑자기 보내온 문자. 소설쓰는 아버지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해 고민하다 '사랑에 완성이 있겠니'라는 흐리멍텅한 문자를 보낸다.
그 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버지는 밤새 뒤척이다 아내에게 물었다. 당신이라면 뭐라고 했겠느냐고. 그러자 아내는 답한다. "사랑의 끝엔 사랑이 있지!" 이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딸은 "아빠 말은 하나도 위로가 안 됐는데, 엄마 말에 힘이 난다"고 말한다. '은교'를 쓴 박범신 작가 얘기다.
이 책은 박 작가를 비롯해 성악가, 가수, 인권운동가, 소설가, 영화감독, PD 등 다양한 자리에서 본인의 이름 자체를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 낸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단상을 엮은 책이다.
공지영, 김창완, 임순례, 이외수, 백기완 등 인터뷰이들은 질문을 받고 답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고이 보관하던 기억들을 하나 둘 꺼내 펼쳐놓는다. 그들이 말하는 사랑의 대상은 다양하다. 문학이 되기도 하고 악기가 되기도 한다. 산 자가 되기도 하고 죽은 자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대상에 대한 사랑을 통해 개인적인, 사회적인 아픔을 이겨냈던 과정을 덤덤하게 보여준다. 결국은 박 작가 아내가 말한 것처럼 '사랑의 끝엔 사랑이 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런 따스한 시각 덕분일까. 책을 덮을 때 쯤이면 이 험난한 세상을 긍정할 힘이 생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으면 좋을 듯하다. 자신의 평생의 꿈을 대신 이룬 아들 소식에 방을 걸어잠그고 펑펑 울었다는 아버지의 복잡한 심경 등 몇몇 사연은 서로에 대한 이해까지도 허락한다.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박상미 지음/해냄/314쪽/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