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위해 참고사는 건 정당할까…가족은 누구나 아프다

자식을 위해 참고사는 건 정당할까…가족은 누구나 아프다

김유진 기자
2015.07.25 03:09

[따끈따끈 새책]인기 아나운서 출신 日작가 시모주 아키코의 '가족이라는 병'

사람들이 앓고 있다.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끙끙 앓는다. 사실 예전부터 앓고 있었지만 그동안 다들 이 사실을 어디에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움받을 용기'나 '인사이드 아웃'처럼 최근 책과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고 있는 심리학 열풍은 이제는 사람들이 본인의 앓음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보인다. 이유도 모르고 아픈 마음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건강하다.

일본 NHK 아나운서 출신 작가인 시모주 아키코(下重曉子·79)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가족이라는 병'은 가족이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었던 한 여성이 가족들이 대부분 세상을 뜨고 나서야 내린 가족에 대한 자신의 해답을 풀어놓은 에세이집이다.

그는 평생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임종까지도 화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본인에게 모든 애정을 쏟는 어머니에 대해서도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해했다. 오빠와는 마주앉아 대화 한번 나눠 본적이 없다.

충분히 비정상적인, '병'이라고 부를 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녀는 보수적인 일본 사회가 강요하는 가족에 대한 통념에 하나하나 질문을 던진다. 자식을 위해 이혼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당한가, 고독사는 과연 불행일까….

그 질문에 본인이 내린 답을 풀어나가며 작가는 결국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찾아가 문을 두드린다. 그리고 어차피 나고 지는 자연의 연쇄 속에서 홀로되는 날을 대비해 가족을 거부했다는 답을 내린다. 독자에게는 정답이 아닐지 모르지만, 그가 본인의 인생에 대해 내린 답이다.

작가의 가족과 지인으로만 사례를 드는 바람에 가족에 대한 고민들이 성급하게 일반화되는 점이 아쉽다. 그러나 80년 가까이를 살아낸 저자의 따뜻하면서도 덤덤한 글 안에는 먼저 산 자만이 알 수 있는 세월의 지혜가 담겨있다.

◇가족이라는 병=시모주 아키코 지음. 김남주 옮김. 살림. 236쪽/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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