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난한 농촌 사람들이 독재정권을 지지할까?

왜 가난한 농촌 사람들이 독재정권을 지지할까?

이영민 기자
2016.02.08 07:15

[따끈따끈 새책] '응달너구리'…농촌의 '민얼굴'이 보여주는 삶의 무게

설을 맞아 사람들이 귀성길에 오르거나 여행을 떠난다. 농촌은 평소보다 북적인다. 예전과 달리 고향을 찾은 귀성객보다 '마음의 고향'을 찾은 여행객들이 더 많다는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도시민들에게 농촌은 마음의 고향이자 로망이다. 삼시세끼 해결보다는 한 끼의 질을 더 고민하는 현대인이지만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 본 소박한 삶에 열광한다. 드라마 '전원일기'에 나오는 아름다운 농촌에서 '삼시세끼' 출연자들처럼 끼니 걱정만 하는 삶을 꿈꾸며 귀농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신간 '응달 너구리'에서 보이는 농촌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농촌과 삶의 주변부를 그려온 소설가 이시백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농촌은 우리 주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신작에서 농촌의 '가짜 얼굴'을 거침없이 벗겨내고 진짜 농촌의 얼굴을 가감 없이 담아낸다.

이야기는 '왜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사람을 지지하는가?'라는 작가의 문학적 관심에서 시작된다. 도시중심의 개발독재라는 70년대 군부독재의 가장 큰 희생자이면서 가장 큰 지지기반이기도 한 농촌 사람들 다수가 여전히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독재정권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같은 궁금증에 대해 "사람은 자기 자신을 지지하기보다는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런 모습에 대한 풍자를 책에 담았다.

책에는 삶의 두터운 무게와 희비극이 뒤엉킨 밀도 높은 11편의 소설이 담겼다. 한 마을의 이장 선거를 중심으로 다루면서 연평도와 4대강, 빨갱이로 통칭되는 이데올로기의 강박적 의식을 담아낸 '잔설', 번지 없는 주막을 운영하는 욕쟁이 할머니 이야기를 보여주며 4대강과 정치적인 실책들을 풍자한 '번지 없는 주막', 첫사랑을 잊지 못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구제역의 단면을 묘사한 '백중' 등 정치·사회적으로 화두가 되지 못한 농촌의 문제를 치열하게 그리고 있다.

◇ 응달 너구리=이시백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348쪽/1만30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영민 기자

국제부에서 세계 소식 전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