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써보니…"길 찾기 어려워도 대면·소통 문화에 웃음"

에어비앤비 써보니…"길 찾기 어려워도 대면·소통 문화에 웃음"

김유진 기자
2016.02.22 03:10

[르포] '공유 민박업'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 이용기…치안, 위생에도 '만족', 단점은 관리 미비

에어비앤비(airbnb) 앱을 깔고 로그인을 마치니 나오는 첫 화면. /사진=김유진 기자
에어비앤비(airbnb) 앱을 깔고 로그인을 마치니 나오는 첫 화면. /사진=김유진 기자

지난 18일 오전. 공유 민박업 대표 플랫폼인 에어비앤비(airbnb) 앱을 내려받고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을 마쳤다. 서울 종로구에만 300개가 넘는 숙소가 검색됐다.

그중 눈에 들어온 곳은 마당이 넓은 ‘ㅁ’자 한옥. 깔끔해 보였지만 호텔이 아닌 일반 집이라는 생각에 걱정돼 집주인인 ‘호스트’의 프로필을 눌러봤다. 출신 고등학교와 대학교, 대학원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무작정 찾아갔다가 길을 헤맬 것만 같아 호스트에게 말을 걸었다. “대중교통으로 어떻게 찾아갈 수 있나요?” 그러자 바로 답이 왔다. “종로3가역에 내리셔서 편의점을 끼고 쭉 오시면 바로 보이는 곳입니다.”

호스트는 안내 외에도 인원수, 숙박의 목적 등을 물었다. 호스트로서도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 이렇게 자기소개를 마치자 호스트가 ‘고객의 방문’을 승인했다는 안내가 떴다. 1박 2일 투숙 일정이었다.

집을 찾아가는 것은 예상보다 어려웠다. 개인 집을 숙소로 사용하는 만큼 골목골목을 찾아 들어가야 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에겐 어려운 발걸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를 찾아가니 주인의 안내가 시작됐다. “이 집은 1932년에 지어졌어요. 원래 제 친구 집이었는데, 제가 설득 끝에 숙소로 탈바꿈했어요.” 평소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다는, 프로그래머 출신의 젊은 사장은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비슷한 호텔과 달리, 에어비앤비를 통해 만나는 숙소는 그 지역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한 한옥 숙소. /사진=김유진 기자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한 한옥 숙소. /사진=김유진 기자

종로구 일대 한옥 임대료는 평균 보증금 1억~2억 원에 월세 150만~300만 원 사이. 이 한옥 숙소는 개별실 4개에 도미토리(합동 숙소) 2개, 총 6개의 방으로 운영된다. 사장은 “방마다 10~15만 원을 받고, 오픈한 지 2달이 채 안 됐지만 예약률은 80%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 눈에는 수익률이 괜찮은 사업 아이템으로 보이겠지만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업은 단순히 재테크 수단으로만 운영하기는 어렵다”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꾸준히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옥 숙소 내 침실 사진. /사진=김유진 기자
한옥 숙소 내 침실 사진. /사진=김유진 기자

한옥을 개조해 만든 방은 오래된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돼 멋진 분위기를 자아냈다. 1박당 10만 원 정도의, 호텔의 절반 정도인 가격에 수건과 슬리퍼 등도 깨끗하게 마련돼 있었다.

욕조가 있는 욕실은 넓고 깨끗했고 따뜻한 물도 잘 나왔다. 푹신한 침구도 장점이었다. 은은한 조명이 비치는 한옥에서의 저녁은 만족스러웠다. 다만 냉장고에 이전 투숙객이 남기고 간 음료와 비닐봉지가 있었던 것은 마이너스 1점. 호텔처럼 전문적으로 관리되는 곳이 아니다 보니 발생한 실수인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은 공동 부엌에서 먹을 수 있었다. 시리얼과 토스트, 커피와 우유 그리고 주스가 마련됐다. 지방에서 서울로 놀러 온 다른 투숙객들도 함께 테이블에 앉아 아침을 먹었다. 일본에서 온 친구와 함께 묵을 곳을 찾아 예약했다는 20대 여성은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분위기를 잘 즐기고 갈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앱에 '종로구'를 검색하자 나온 숙소 목록. /사진=김유진 기자
에어비앤비 앱에 '종로구'를 검색하자 나온 숙소 목록. /사진=김유진 기자

공유 민박은 장단점이 분명했다. 각자의 숙박 목적과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으로 보였다. 호텔처럼 예약이 간단하지 않고, 찾아가는 데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완벽하게 관리되지 않는다는 것은 단점이었다. 그러나 호텔의 절반에 가까운 저렴한 비용으로 그 지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하룻밤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주인은 떠나는 방문객에게 “불편함은 없으셨냐. 잘 쉬고 간다니 다행이다”며 대문 앞에서 배웅했다. 이런 친절함이 후기로 남고 후기가 또 다른 손님을 부르는 ‘연결의 숙소’. 공유 민박업의 수요층은 대면과 소통이라는 무기 앞에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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