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운 삶, ‘괜찮게’ 죽는 연습이 필요한가

버거운 삶, ‘괜찮게’ 죽는 연습이 필요한가

김고금평 기자
2016.05.08 07:00

[따끈따끈 새책] ‘죽음연습’ ‘참 괜찮은 죽음’…삶의 마지막 마침표인 죽음을 대하는 방법

우리는 오로지 사는 연습에 몰두하고 죽는 건 남의 일처럼 받아들인다.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선 삶과 죽음의 연결고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어떤 환경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기뻐하는 묘한 비극의 현장을 보고 있노라면, 삶은 죽음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죽음을 느낄 때, 삶의 고마움을 느끼고 삶이 위태로울 때 죽음의 의미를 고찰하기 때문이다.

철학자 이경신이 내놓은 ‘죽음 연습’과 영국의 저명한 신경외과 의사인 헨리 마시의 ‘참 괜찮은 죽음’은 죽음이 삶과 따로 떼어진 순간의 행위가 아니라, ‘멋진 삶이었다’고 쓰고 마침표를 기분좋게 찍는 삶의 완성임을 깨닫게한다. 그러니, 죽음은 아무렇게나 맞이하지 않고, ‘괜찮게’ 맞이해야한다는 것이 두 저자의 주장이다.

‘죽음 연습’은 칼럼 51편과 ‘여성이 느끼고 체험한 전쟁 속의 죽음’에 관한 두 편의 글을 묶어 수록한 자전적 고백서다. 53편의 죽음에 관한 에세이는 노년의 죽음, 사회적 약자의 죽음, 여성혐오에 의한 죽음 등 다양한 현상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그에 관한 단상을 철학적 사고로 풀어냈다. 잘 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오늘날 임종의 장소로 둔갑한 병원 중환자실의 ‘맡겨진 죽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중환자실이 ‘죽음으로 가는 통과의례’일 만큼 환자의 자기결정권보다 전문가인 의사의 결정이 더 우위에 있는 현실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인간다운 죽음’을 실현하려면, 한 일본 작가가 외친 ‘구급차를 부르지 말라’는 극단적 조언을 진지하게 생각해야한다고 저자는 주문한다.

죽음이 직접 인지되는 순간은 불시에 찾아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맛볼 때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죽음을 묵인한다. 시스템화된 병원 건물 지하에서 은밀하게 치러지는 장례식, 대규모 인명 피해나 살해 사건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쉽게 잊어버리는 죽음의 현장들은 모두 죽음을 묵인하라는 현대사회의 은밀한 신호인 셈이다.

저자는 “나이 들어 힘겨운 불면의 시간이 도래한다면, 할머니처럼 마지막 밤 시간들을 슬픔을 게워내는 데 바치고 싶지 않다”며 “진정으로 늙음과 죽음에 대해 사색하는 여유로움을 갖고 싶다”고 했다.

‘책 괜찮은 죽음’은 병원에서 환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25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그렸다. 저자 헨리 마시 역시 환자들의 마지막 생애는 의사의 지침이 아닌 각자의 마음 속 답을 따르길 권유한다고 적었다.

그가 생각하는 괜찮은 죽음은 떠나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 모두 최선을 다할 때 맞이할 수 있다. 죽으면 모든 게 끝이므로 어떻게 잘 죽을지 애써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지만, 사람은 죽음의 주체인 동시에 죽음을 목도하는 주체다. 저자는 “그러므로 누군가를 잘 떠나보내야 나도 잘 떠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금의 삶을 후회없이 열심히 살아야하는 것도 결국 죽기 전 삶을 돌아보며 던질 수 있는 한마디 때문이다. 저자의 어머니가 죽음을 앞두고 던진 한마디처럼 말이다. “멋진 삶이었어. 우리는 할 일을 다했어.”

◇‘죽음연습’=이경신 지음. 동녘 펴냄. 460쪽/1만6500원.

◇‘참 괜찮은 죽음’=헨리 마시 지음. 김미선 옮김. 더퀘스트 펴냄. 376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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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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