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다 ‘협상’…비틀스가 수백만 달러를 손해본 이유

사는게 다 ‘협상’…비틀스가 수백만 달러를 손해본 이유

김고금평 기자
2016.05.21 03:10

[따끈따끈 새책] ‘하버드 협상 수업’…130여개 사례로 배우는 협상의 노하우와 전략

이 책을 집어들기 전까지 사람들은 사는 게 다 ‘스포츠’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라고 결론 내릴지 모른다.

미국 하버드 MBA와 로스쿨이 협상을 필수과목으로 선택한 것도 소통과 공감이 중요한 시대에 협상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이두 등 중국 500대 기업에서 비즈니스 협상 자문을 담당한 중국의 대표적인 협상가 왕하이산이 내놓은 ‘하버드 협상 수업’은 성공을 위한 모범의 전략을 제시한다. 비즈니스 관계부터 국제 분쟁 해결까지 협상 테이블이 마련된 모든 영역에서 성공 및 실패 사례 130여 편을 수록해 협상의 노하우와 진가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위대한 밴드’ 비틀스는 음악을 잘했지만, 협상은 서투른 사례의 본보기다. 매니저 브라이언 앱스타인이 비틀스의 첫 영화를 계약할 때 이야기다. 제작자는 비틀스가 이 영화에 출연하면 수익의 25%를 지급할 생각이었다.

제작자를 대표하는 ‘협상 고수’가 매니저에게 먼저 “원하는 바를 말해보라”고 운을 띄웠다. 업계 상황을 잘 몰랐던 매니저는 단호하게 이렇게 말했다. “7.5%에서 단 한 푼도 깎을 수 없다.” 비틀스는 매니저의 성급한 계약으로 영화 ‘하드 데이즈 나이트’의 흥행 성공과 상관없이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협상의 기본 원칙은 상대가 먼저 가격을 제시하기 전까지 자신의 패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상대에게 공을 넘기면 흥정의 폭이 넓어지고, 절충해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여기에 추가해야 할 원칙이 하나 더 있다면, 상대의 제시 가격이 자신의 목표액에 근접하더라도 흥정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먼저 제시하지 마라’ 중에서)

기업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언행일치를 통한 진정성이다. 영국의 한 의료기기 제조 공장과 미국 바이어가 수액관 생산 라인 도입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협상은 성공적이었고 곧 정식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최종 사인을 하기 직전, 미국 바이어들은 영국 공장장의 안내를 받고 현장을 둘러볼 기회를 얻었다. 작업 시찰 중, 공장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가래침을 뱉더니 신발 바닥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바이어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침 함부로 뱉지 마라’ 중에서)

협상가는 옷차림도 신경써야하고, 말과 행동 역시 가볍게 해서는 안 된다. 사소한 말과 행동조차 협상가의 능력과 신뢰도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책은 협상 테이블에서 더 많이 얻어내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알아야 할 14가지 법칙을 각각 두 페이지 안에 담아 손쉽게 정리했다. 협상의 기본 원칙을 알려주는 ‘원칙이 꼼수를 이긴다’를 기본으로 ‘심리게임을 즐겨라’ ‘공격과 방어의 리듬’ ‘최소 투자, 최고 효과의 법칙’ 같은 실전 협상에서의 필수 전략들이 소개된다.

또 자타공인 ‘협상의 왕’ 허브 코헨, 협상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로저 도슨, 처세술 혁명가 데일 카네기 등 협상 대가들의 원칙과 전략도 함께 실렸다.

◇‘하버드 협상 수업’=왕하이산 지음. 홍민경 옮김. 이지북 펴냄. 352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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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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