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여성편력은 이유가 있다?

베토벤의 여성편력은 이유가 있다?

박다해 기자
2016.07.02 03:20

[따끈따끈 새책] 피아니스트 김순배의 '디어 클래식'…‘클래식’이란 소우주를 유영하는 법

# 베토벤의 여성 편력은 화려하다. 사랑에 목마른 이처럼 끊임없이 연애를 했다. 상대는 그에게 피아노를 배우던 여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길가의 하녀들부터 귀족 부인들까지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베토벤은 끝내 독신으로 생을 마친다. 한 예술가의 작품 세계에 사랑이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고려할 때, 어쩌면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은 그의 파란만장한 연애사를 들여다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이 글렌 굴드의 연주를 이야기하겠지만, 사실 '골든베르크 변주곡'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음반만 150종이 넘는 곡이다. 하프시코드의 전설 반다 란도프스카나 고음악의 대가 구스타프 레온하르트는 자신만의 색깔로 바흐를 충실히 재현해낸다. 금관 5중주단 '캐나디안 브라스'나 아코디어니스트 스테판 후송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피아노의 타건만으론 표현하지 못하는 독특한 감흥을 안긴다.

클래식 음악은 하나의 거대한 소우주와도 같다. 작곡가가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어떤 연주자가 숨을 불어넣느냐에 따라 무한히 변용된다. 음악을 넘어 그들의 삶을 들여다봤을 때 더욱 풍부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칼럼니스트, 교수이자 음악회 해설가로 활동하며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 서 온 김순배가 이번엔 클래식 애호가들을 위한 책 '디어 클래식'을 펴냈다. 2010년 '클래식을 좋아하세요?' 이후 6년 만이다.

전작이 클래식 입문서에 가까웠다면 '디어 클래식'은 클래식을 조금 더 깊이 파고든다. 전체 5악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 악장마다 다른 주제로 음악가들의 삶과 작품을 엮어냈다.

1~2악장은 클래식 음악사를 촘촘히 잇는 음악가의 삶에 집중한다. 베토벤과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 클래식의 본고장 서유럽의 대가들, 현대음악의 씨앗을 틔운 에릭 사티와 탱고를 전 세계 음악으로 거듭나게 한 피아졸라, 러시아·동유럽의 낯선 작곡가들까지 아우른다.

작곡가가 악보를 통해 자신의 삶을 표현했다면 뛰어난 연주가는 그 음악을 만나고 기억하게 해준다. 3~4악장은 작품과 연주가의 이야기다.

3악장은 쇼팽의 '폴로네즈 판타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등 건반 작품을, 4악장은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등 현악 작품을 다룬다. 저자는 음반에 대한 해석을 넘어 잘 알려지지 않은 연주가의 연주를 추천하며 클래식 감상의 폭을 넓혀준다.

마지막 5악장은 종교 음악을 다룬다. '그레고리오성가', '마태 수난곡', '독일 레퀴엠' 등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 소개한다.

김순배는 오선지 위를 부드럽게 오가듯 시와 산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언어로 '클래식'이란 소우주를 유영하는 법을 안내한다.

그는 클래식이 "작곡가 자신을 구원하고 마침내 작품을 듣는 이들도 구원하는 위로"라고 했다. 그의 편지는 지친 삶에 또 다른 위로가 돼 준다.

◇디어 클래식=김순배 지음. 책읽는수요일 펴냄. 316쪽/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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