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BTS 마케팅’, ‘BTS Insight’…방탄소년단에게 배우는 경영전략

방탄소년단(BTS)은 이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넘어 기업경영의 태도 변화까지 이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혼돈의 미래에서 그들이 보여준 성공의 키워드는 시나브로 위기에 대처하는 기업들의 ‘모범답안’으로 수렴되기 때문.
BTS의 성공 패턴은 기존 툴과 전혀 달랐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먼저 인지도를 확보했고 대형 기획사가 줄곧 해오던 마케팅과는 일찌감치 거리를 뒀다. 새로운 방식으로 승부수를 던진 ‘방탄 경영학’의 ABC를 두 권의 책을 통해 따라가 봤다.
‘BTS 마케팅’의 저자가 보는 성공 비결의 두 축은 ‘캐즘’(chasm)과 ‘플랫폼’이다. 캐즘은 마케팅 이론에서 ‘처음에는 사업이 잘되는 것처럼 보이다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마치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것과 같은 심각한 정체 상태에 이르는 현상’을 말한다.
BTS는 2013년 데뷔 당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15년쯤 유튜브 콘텐츠라는 네트워크 플랫폼을 통해 본격적으로 해외에 알려져 글로벌 스타로 대세를 굳혔다.
캐즘을 극복하고 플랫폼으로 성공한 독특한 성공 모델이었던 셈. 그렇게 그들은 빌보드 두 차례 연속 1위, 구글 트렌드 검색 1위, ‘2조원’의 경제적 가치라는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
경영학 관점에서 보면 BTS의 성공 요소는 △타이밍(Timing) △타기팅(Targeting) △완전완비제품(Whole product) △화제성 전파(Viral) 등 4가지로 요약된다.
‘타이밍’은 BTS가 해외에 진출하기 10년 전부터 보아, 동방신기, JYJ, 빅뱅, 엑소 등 케이팝에 대한 학습이 시작돼 BTS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상쇄되는 등 진출에 최적화한 시기라는 의미다.
BTS는 또 아시아 지역 초기 고객에게 오랜 기간 집중하는 ‘타기팅’ 전략을 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1%의 소수 단골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파력 강한 아시아 젊은 팬들은 북미 팝 시장에서 강한 스니저(sneezer, 유행에 민감한 고객 중 전파력 있는 선도 그룹) 역할을 자처해 BTS가 캐즘의 임계점을 돌파하는 원동력이 됐다.
강한 스토리와 감성적 콘셉트, 팬들과의 수평적 연대는 ‘완전완비제품’을 향한 BTS의 자구책이었다. 음악을 공개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지적을 듣고 피드백하면서 시장에서 먹힐 상품의 가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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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화제성 전파’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쏟아냈고, 해외 팬들은 지역적 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이를 실시간 공유하고 전파했다.
저자는 이와 함께 팬클럽 ‘아미’를 통해 글로벌 시대 경제 주체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에 나서면서 2차 콘텐츠 시장이 성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제 주체가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소위 기술기업이 ‘매출’보다 ‘(고객의) 만족’에 집중하는 것도 소비자 욕구를 보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고스란히 반영한 지표인 셈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기준 매출이 178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순이익이 30억 달러 수준에 그쳤다. 영업 이익보다 핵심 고객 관리와 플랫폼 확대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BTS Insight’의 경영전략은 주로 ‘내면의 가치’에 집중됐다. 가치 창출은 실력이나 에너지, 외모 같은 ‘보이는’ 요소도 한몫하지만, 내적 자아와 외적 자아를 일치시키는 ‘진정성’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일치된 두 자아가 만들어낸 노래는 공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 따라 공감보다 해결을 우선시하는 기업의 흔한 패턴에서 BTS는 ‘선한 영향력’을 화두로 소통, 공감, 협력, 자율이라는 가치를 앞세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하고 지난해 11월 이후 2년간 음반판매 수익의 3%를 유니세프에 기부하는 행위도 행동이 담보된 선한 영향력의 사례들이다.
열린 마인드를 통한 ‘융합의 싱귤래리티(특이점)’도 BTS 경영 철학의 하나다. 음악이라는 형식에 문학, 예술, 철학, 영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가 규칙 없이 섞인다. 경제학자 슘페터가 지적한 ‘기존 자원의 재결합’이라는 혁신의 정의를 눈부시게 활용한 셈이다.
‘셀프 메이킹 신화’는 이제 BTS의 전매특허로 존재한다. BTS는 자신의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정교하게 만들어진 세계관을 통해 ‘고객’에 어필했다. 여러 앨범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소위 ‘방탄소년단 세계관’(BTS Universe)을 정립해 어떤 이야기에서도 하나로 연결되는 사상과 철학을 만나볼 수 있다.
‘BTS 마케팅’의 저자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맞춰 BTS는 (의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충실한 브랜딩과 기반 콘텐츠 관리로 전체 시장의 확산을 주도할 수 있었다”며 “초연결사회에서 기업경영의 미래와 원리가 무엇인지 BTS가 우리에게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BTS 마케팅=박형준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272쪽/1만5000원.
◇BTS Insight=김남국 지음. 비밀신서 펴냄. 252쪽/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