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강의실에 무신론자 있는 까닭은…소수가 이끈 변화

신학 강의실에 무신론자 있는 까닭은…소수가 이끈 변화

배영윤 기자
2018.12.14 05:44

[따끈따끈 새책]'매니큐어 하는 남자'…'좋은 삶'을 향한 철학자 강남순의 '낮꿈'

손톱에 매니큐어를 한 남자를 마주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혹시 성소수자는 아닐까'하는 생각이 먼저 들지는 않을까. '매니큐어 하는 남자'라는 책 제목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저자인 강남순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의 강의실엔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 청록색 매니큐어를 한 남성, 머리카락을 다 자른 여학생, 이성애자, 동성애자, 트렌스젠더, 무신론자 등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 누구도 특별한 시선으로 서로를 보지 않는다. 그저 같은 강의를 듣는 학생일 뿐이다. 저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얘기하며 인간으로서 권리는 사회 정의 구현과 관련된 문제로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 밖에도 인간의 자유·평등·정의를 위해 사유하고 실천하는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독일 철학자 블로흐의 '낮꿈'(Daydream) 개념을 인용해 '보다 나은 세상을 희망하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밤꿈은 의지와 상관없이 꾸지만, 낮꿈은 어떤 미래를 보고자 하느냐에 따라 내용과 방향이 달라진다. 저자는 "역사에서 새로운 변화는 '낮꿈꾸는 이들'이 있어 가능했다"며 "인간됨을 지켜내는 보편가치를 상실한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희망하기'"라고 역설한다.

신학자로서 기독교의 부패와 종교적 상품화에 대해 지적한다. 신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강요하는 종교를 내부자의 시선에서 날카롭게 비판한다. 또한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해 고찰하며 '포스트 탄핵'의 한국이 당면한 과제에 대해 곱씹어보게 한다.

저자는 "'나의 행복'에서 시작해 '타자와 함께 살아감'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 우리를 '좋은 삶'으로 이끌어줄 것"이라며 "인류 역사에서 정의·평화·평등이 확장되는 변화를 가능하게 된 이들은 언제나 '소수'였고, 보이지 않는 작은 변화가 혁명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매니큐어 하는 남자=강남순 지음. 한길사 펴냄. 316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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