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산한 박람회, 포켓몬·건담은 '북적'…"일본 문화의 힘"

[르포]한산한 박람회, 포켓몬·건담은 '북적'…"일본 문화의 힘"

오사카=오진영 기자
2025.05.14 16:49

오사카 만국박람회 르포 ②

[편집자주] 세계 최대의 공공 박람회가 오사카에 상륙했다. 일본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한 달간 예상치의 50%에도 못 미치는 관람객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적자 계산서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가 이벤트' 유치를 위해 애쓰는 우리나라의 눈도 '적자 박람회'로 향한다.
14일 오사카 만국박람회(엑스포)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시의 인공섬 유메시마에 마련된 인기 애니메이션 '건담'을 주제로 한 전시./ 사진 = 오진영 기자
14일 오사카 만국박람회(엑스포)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시의 인공섬 유메시마에 마련된 인기 애니메이션 '건담'을 주제로 한 전시./ 사진 = 오진영 기자

"건담과 피카츄, 도라에몽을 모르는 사람도 있나요?"

14일 오사카 만국박람회(엑스포)가 열리는 인공섬 유메시마에서 만난 일본 파빌리온(전시관) 관계자는 이와 같이 말했다. 박람회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의 IP(지식재산)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자신감이다. IP 경쟁력을 마중물로 박람회는 물론 일본 관광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놨다.

일본 전시관은 '만박'(일본에서 만국박람회를 부르는 말)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사전 허가를 받아야 내부 취재가 가능한데다 하루 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인기 전시관이다 보니 해외 언론은 접근이 어려울 정도다. 전시관 관계자는 "다른 국가의 정상이나 유명인 등 VIP를 최우선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너무 사람이 많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상적인 부분은 일본의 유명 IP를 활용한 전시다. 고양이 캐릭터인 '키티'를 활용해 해조류 에너지 생산 방법을 설명하거나 인기 만화 도라에몽의 주인공이 일본의 전통 목조 기술을 찾아보는 장면은 일본어를 모르는 외국인 관람객들에게도 인기였다. 트랜스포머나 포켓몬스터 등 전시는 박람회 홍보 티셔츠를 입은 금발의 외국인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늘어서 있기도 했다.

14일 오사카 만국박람회(엑스포)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시의 인공섬 유메시마에 마련된 인기 캐릭터 '키티'와 해조류 에너지 기술을 주제로 한 전시./ 사진 = 오진영 기자
14일 오사카 만국박람회(엑스포)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시의 인공섬 유메시마에 마련된 인기 캐릭터 '키티'와 해조류 에너지 기술을 주제로 한 전시./ 사진 = 오진영 기자

일본 전시관 내에 비치된 기술이 특별하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았다. 3D 프린터로 만든 제품이나 쓰레기 재활용,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산 기술 등은 이미 십수년 전부터 여러 국가에서 적극 홍보해 오던 기술이다. '일본의 선진 우주 기술을 선보인다'고 자신한 전시관도 2003년 발사된 '하야부사' 정도가 전부다. 해조류 에너지 생산기술은 국내에서도 10여년 전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기술이다.

그러나 잘 알려진 콘텐츠를 활용해 외국인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소비와 관광으로 이어지게 하는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박람회 자체는 55년 전 '만박'보다 부진하지만 건담이나 아톰, 피카츄 등 누구나 알고 있는 콘텐츠로 일본 인식을 개선하고 방문을 유도하는 데에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박람회 관계자는 "외국인 관람객의 소비와 관광 유발효과는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팝이나 드라마 등 주력 콘텐츠가 특정 연령층이 선호하는 분야에 치우쳐 있는 우리나라에게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방문이 가장 많은 국가인 일본·중국의 주 관광객은 모두 20대 여성이다. '한국 문화에 무관심해 향후 3년 내 한국 방문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일본인들은 전체 응답자 중 2번째였다(11.5%).

관광업계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의 콘텐츠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왔으나 아직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며 "일본처럼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관광 유도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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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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