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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입장을 유지해오던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람료 유료화에 시동을 걸면서 지역 박물관의 기대도 덩달아 커진다. 최근 심화하고 있는 재정난을 해소하고 전시 유산의 유지·관리를 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31일 박물업계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관람료 현실화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무료였던 중앙박물관 관람료를 현실 수준에 맞게 조정하자는 내용을 담은 연구로,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온라인 사전 예약과 현장 무료 티켓 발권 등 조치도 시행한다. 관람객의 정보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유료화 사전조치에 가깝다.
중앙박물관은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청회 등 절차를 거쳐 관람료 수준과 유료화 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금액과 시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3000원~5000원 정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본과 대만, 미국 등 주요국 박물관(1만 5000~3만원)에는 못 미치지만 연간 관람객(500만명) 수를 감안하면 최소 수백억원대의 재원이 확보되는 셈이다.
유홍준 중앙박물관장의 의지도 확고하다. 유 관장은 지난 28일 취임 100일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유료화가) 맞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국민 공감대 형성을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국의 공립·사립 박물관은 환영 분위기다. 우리 박물관을 대표하는 중앙박물관 입장료가 유료화되면 다른 박물관도 관람료를 받거나 올릴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경주나 제주, 진주 등 국립박물관의 관람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관람료는 모두 무료다. 지난 20일 기준 중앙박물관을 제외한 'TOP 5' 국립박물관(경주, 부여, 공주, 대구, 진주)의 올해 관람객 합계는 430만명을 넘어섰다.
공립 박물관은 정부 지원 규모는 한정돼 있는데 전시 유산 유지보수 비용과 관람객 관리 비용 등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특별전을 개최하거나 대형 전시를 열 경우 비용이 더 필요하지만 굿즈(기념품)나 식음료 등 소규모 수입을 제외하면 사실상 수입이 '0원'이다. 경남의 한 박물관 관계자는 "지금보다 입장료 수익이 60~70%는 늘어야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립 박물관은 중앙박물관의 관람료 현실화가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립 박물관은 대부분 유료 관람으로 운영 중이지만 아직은 '관람료가 비싸다'는 인식 탓에 관람료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시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사립박물관의 평균 입장료는 5000~7000원 선이다. 낮은 관람료로 재원이 부족해 전시의 질을 떨어트리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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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한 사립박물관 고위 관계자는 "시설 정비와 전시 기획, 인건비 등 비용은 매년 20~30%씩 꾸준히 느는데 수입이 일정하다 보니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주요국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관람료를 어느 정도 현실화하면 더 좋은 전시를 기획하고 관람객 편의를 개선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