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냈어" 보다 좋은 말은…연극 보던 은둔 청년들 '눈물 글썽'

"잘 지냈어" 보다 좋은 말은…연극 보던 은둔 청년들 '눈물 글썽'

나주=오진영 기자
2025.11.06 15:21
지난달 31일 전남 나주에서 열린 도시숲 예술 치유 토크콘서트 '숨; 우리가 만나는 풍경' 현장 모습. / 사진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지난달 31일 전남 나주에서 열린 도시숲 예술 치유 토크콘서트 '숨; 우리가 만나는 풍경' 현장 모습. / 사진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잘 지냈어' 보다 '네 생각이 나서 연락했어'가 좋은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지난달 31일 밤 전남 나주의 복합문화공간 '3917 마중' 마당에 자리잡은 큰 나무 아래에 수십여명의 청년들이 몰렸다. 사회와 단절돼 은둔하거나 고립을 선택했던 청년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한 '2025 도시숲 예술 치유 기획형 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이날 행사는 사회 복귀를 꿈꾸는 청년들이 예술로 감정을 표현하고 사회와 다시 연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청년들은 자신들의 사연을 재구성한 연극과 토크콘서트에 몰입하며 홀로서기를 다짐했다. 교육진흥원은 다양한 사업으로 이들의 치유를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은 즉흥극 '나의 이야기 극장'이었다. 토크콘서트 '숨; 우리가 만나는 풍경' 에 참여한 청년의 실제 사연을 연극으로 꾸몄다. 공연이 끝나자 박수를 치거나 눈시울을 붉히는 참여자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달 31일 전남 나주에서 열린 도시숲 예술 치유 토크콘서트 '숨; 우리가 만나는 풍경' 현장 모습. / 사진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지난달 31일 전남 나주에서 열린 도시숲 예술 치유 토크콘서트 '숨; 우리가 만나는 풍경' 현장 모습. / 사진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이날 행사에는 권현우 작가와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참석했다. 권 작가는 과거 자신이 은둔했던 경험을 밝히며 청년들과 공감을 나눴다. 그는 은둔 시절을 떠올리며 "누군가가 판단을 하지 않고 그저 지켜봐 줄 때가 가장 힘이 됐다"며 "회복도 속도보다는 자신의 리듬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 전문의는 예술을 활용한 치유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오 전문의에 따르면 글쓰기나 그리기 같은 표현 활동은 억눌린 감정을 마주보게 해 불안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는 "예술은 감각을 자극하는 가장 효과적인 자기표현 수단"이라고 말했다.

직접 질문하지 않고 오픈채팅을 통해 이뤄지는 실시간 질문도 이어졌다. 청년들은 무기력할 때 스스로를 일으키는 방법이나 비교와 압박으로 인한 부담을 떨쳐내는 법 등에 대해 질문했다. 오 전문의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며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는 데에서 회복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전남 나주에서 열린 도시숲 예술 치유 토크콘서트 '숨; 우리가 만나는 풍경' 현장 모습. / 사진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지난달 31일 전남 나주에서 열린 도시숲 예술 치유 토크콘서트 '숨; 우리가 만나는 풍경' 현장 모습. / 사진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교육진흥원은 예술을 활용한 관계 회복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음악 창작을 활용한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기반의 치유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고립·은둔 청년과 치매 위험 어르신, 학교 부적응 학생 등을 돕는 예술 치유 프로그램은 전국 220개 협력시설에서 운영 중이다.

교육진흥원 관계자는 "문화예술 교육은 지난 20년간 일상 곳곳에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적 감수성을 확장해 왔다"며 "외로움과 고립감이 개인의 문제로 머물지 않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머니투데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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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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