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145m 건물 탄력받나…유산청 아닌 서울시 손 들어준 대법

종묘 앞 145m 건물 탄력받나…유산청 아닌 서울시 손 들어준 대법

오진영 기자
2025.11.06 16:48
6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6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대법원이 6일 종묘 인근에 고층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삭제한 것이 위법하지 않다는 판결을 냈다. 국가유산청은 이와 관련해 다른 기관과 협력해 대응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산청은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종묘가 개발로 인해 세계유산의 지위를 상실하는 일이 없도록 문화유산위원회와 유네스코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낸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 일부 개정안 의결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조례 무효 소송은 대법원 단심 재판으로 이뤄진다.

쟁점은 서울시의회가 문화재 보존지역 밖에서의 건설공사를 규제한 조례 19조 5항을 삭제한 것에 에대한 정당성 여부다. 서울시의회는 이 조항이 상위법인 문화재보호법보다 포괄적이고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문화재청(국가유산청 전신)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청장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문화재청을 대리해 문체부 장관이 소송을 제기했다.

6일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모습. /사진 = 뉴시스
6일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모습. /사진 = 뉴시스

대법원은 법령의 범위를 벗어나 규정돼 효력이 없는 조례를 삭제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문화유산법상 보존지역 바깥에 대해서까지 유산청과 협의해 조례를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날 판결로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고시한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세운4구역의 건물 높이를 최대 높이 71.9m에서 145m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획이다. 세운4구역은 종묘와 약 180m 떨어져 있다.

유산청은 세운4구역이 종묘와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지자체와 조직에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인근 개발과 오염 등으로 가치가 훼손되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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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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