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충돌한 유산청 "세계유산영향평가·조정회 구성하자"

서울시와 충돌한 유산청 "세계유산영향평가·조정회 구성하자"

오진영 기자
2025.11.17 10:47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 사진 = 뉴스1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 사진 = 뉴스1

국가유산청은 17일 인근 재개발 계획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의 시행 및 조정회 구성을 제안했다. 유네스코와의 국제 협력, 관련 법령 개정 등 강경 조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허민 유산청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서울시의 '세운 4구역이 종묘와 180미터 떨어져 있어 세계유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서울시가 주장하는 '그늘'은 유산청이 말하는 종묘의 경관 훼손과는 다른 개념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종로변의 건물 최고 높이를 55미터(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상향하는 내용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고시에 따르면 세운4구역에 약 40층 높이의 고층 빌딩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모의 실험(시뮬레이션) 결과 고층 건물이 들어서도 종묘에 그늘이 지지 않아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종묘 재개발 관련 유산청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종묘 재개발 관련 유산청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

유산청은 종묘의 세계유산영향평가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향평가는 특정 사업이 세계유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실시하는 평가다. 유산청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 중 하나로 유네스코 지침과 세계유산 특별법에 따라 시행된다. 만일 이 평가에서 재개발 계획이 부적절한 것으로 결론나면 완화 조치를 시행하거나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

허민 유산청장은 "유산청이 서울시의 세운4구역 재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세계유산 가치가 보호되는 선에서 공존 가능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영향평가를 조속히 시행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도 서울시가 유산영향평가를 받도록 하고 검토가 끝날 때까지 사업 승인을 중단하라고 강력하게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다른 조치도 지속 시행한다. 유산청은 지난주 종묘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였으며 문화유산 보호 규정을 적극 적용하기 위해 법률 검토 중이다. 하위 법령도 개정한다.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되면 인근을 '유산 보호를 위한 완충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으며 유산영향평가를 시행할 의무도 부과된다.

허민 유산청장은 "서울시가 종묘의 유산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주민 불편을 조속히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유산청과 함께 도모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서울시와 문체부, 유산청 등 기관이 참여하는 조정회의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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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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