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시아의 할리우드"…대만·일본의 구애, K컬처의 새 기회

"한국은 아시아의 할리우드"…대만·일본의 구애, K컬처의 새 기회

오진영 기자
2026.09.06 17:1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이주의 FLOW]

[편집자주]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문화·예술 관람률은 10명 중 6명인 60.2%. 하지만 넘쳐나는 공연과 전시, 정책에는 자칫 압도돼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예술에서 '플로우'(Flow)는 몰입을 뜻합니다. 머니투데이가 당신의 문화·예술·스포츠 'FLOW'를 위해 이번 주의 이슈를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로 생성한 사진.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로 생성한 사진.

"한국은 매력 있는 시장입니다. 역량에 비해 규모가 아직 과소평가된 면이 있어, 나중에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미술 시장) 키아프에 참가한 대만 작가 푸하우쉬안은 6일 한국 미술시장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중국·일본에 비해 작지만 경쟁력은 충분한 만큼 규모가 점차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을 노리는 대만 작가가 늘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 작가의 말은 최근 우리 문화예술 시장의 체질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은 우리 문화예술이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는 데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우리 시장이 다른 나라들이 진출하려는 '꿈의 무대'로 탈바꿈했다는 의미다. K컬처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를 주목하는 국제적 시선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해외 문화예술계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시장·축제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이 같은 위상 변화를 방증한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에는 18개국이 참여했으며 서울국제도서전에도 18개국 538개 출판사가 나섰다. 다음달 부산국제영화제에는 59개국에서 246편의 영화가 나서는데, FIAPF(국제영화제작자연맹)가 'A리스트' 영화제로 지정하며 글로벌 17대 영화제로 인증한 덕택이다.

/그래픽 = 김다나 디자인기자
/그래픽 = 김다나 디자인기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대만과 일본이다. 미술·출판 분야에서의 진출 시도가 많지만 영화나 음악 등 대중문화 분야도 활발하다. 대만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꾸렸으며 일본의 '갤러리 츠바키', '화이트스톤 갤러리' 등은 키아프에서 규모를 꾸준히 키우고 있다. 일본 도쿄의 한 갤러리 관계자는 "한국은 장기적으로 '아시아 미술의 할리우드'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이 우리 시장을 노리는 가장 큰 이유는 잠재력이다. K컬처의 인기 상승으로 거래액·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K브랜드가 일종의 '보증수표'로 작용한다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검증된 작품·콘텐츠는 국제 무대에서 더 비싸게 팔릴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국내 미술 경매에서 낙찰 직전 출품이 취소된 한 미술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상 경매가가 수억원이 넘는 현대미술 작품이 한국의 경매에 나온다는 소문이 돌며 물밑거래가 잇따랐다. 결국 출품이 취소 후 홍콩이나 런던 등 보다 큰 무대에서 더 비싼 가격에 다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경매업체 관계자는 "주목도가 높은 한국 시장을 이용해 가격을 띄우려는 전형적 시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2026'에 부스를 차린 일본·대만·미국 갤러리들의 모습. / 사진 = 오진영 기자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2026'에 부스를 차린 일본·대만·미국 갤러리들의 모습. / 사진 = 오진영 기자

문화예술계는 내수에 한정됐던 우리 시장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집계 등에 따르면 우리 미술시장은 6000억여원, 공연시장은 1조 7000억여원 정도로 조 단위 거래가 이뤄지는 중국이나 일본 시장보다 규모가 작다. 홍콩, 도쿄 등 시장은 다른 국가의 참여가 활발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외 문화예술계의 참여가 아직까지 거의 없다.

음악 제작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이미 우리 문화예술의 경쟁력이 입증된 만큼 이제 수출보다 자국 시장 확대에 집중할 때"라며 "외국 업체들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도록 판을 깔아줘야 시장 규모가 커지고 K컬처의 수요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