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단체와 거래는 옳지 않은 일"

KBS가 아프가니스탄 피랍 인질 임현주씨의 전화통화 녹취 방송을 할 수도 있었으나 탈레반측이 그 대가로 돈을 요구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CBS가 26일 방송한 아프가니스탄 피랍 인질 임현주씨의 전화통화 녹취 방송과 관련, KBS가 녹취 확보 경위에 대해 밝혔다.
더욱이 미국의 CBS 방송이 한국인 피랍자와 전화통화에 성공했다며 보도한 임현주씨의 전화통화 녹취 부분은 앞서 KBS가 확보한 녹취 테이프와 전체 내용이 일치한다고 KBS 보도본부는 밝혔다.
KBS 보도본부는 CBS의 방송에 앞서 텔레반측이 인질의 육성을 전화 녹취했고 이를 방송할 의사를 타진해 왔던 사실을 밝히며 방송을 하지 않았던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KBS 보도본부는 "텔레반 측에서 3분여 분량의 임씨 전화통화 녹취 테이프를 전달하는 조건으로 미화 2만 달러를 요구했다"며 "임씨의 목소리임을 확인한 뒤 내부 논의 끝에 텔레반 측의 제의를 거절했다" 고 밝혔다.
보도본부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가 한국인 다수를 인질로 잡고 있는 테러집단, 탈레반 무장세력과 거래를 하는 행위는 옳지 않은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질로 잡혀 있는 우리 피랍자의 목소리를 처음 보도하는 것은 대단한 특종일 수도 있고, 피랍자의 가족이나 국민들에게 매우 소중한 소식일 수 있다. 하지만 2만 달러의 돈이 혹시라도 탈레반 수중에 들어가 다시 테러 활동에 이용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2만 달러라는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공영방송이 시청자의 수신료로 테러집단과 거래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KBS는 또한 탈레반과의 거래는 KBS의 보도준칙에도 어긋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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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방송제작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범죄 관련자가 인터뷰의 대가로 도피 자금이나 도피처의 제공을 요구할 때에는 인터뷰의 내용이 프로그램에 필수적인 요소로 판단되더라도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또 "탈레반측이 펴고 있는 고도의 심리 전술에 휘둘릴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지난 3월 이탈리아 기자 납치 사건 때도 인질의 초췌한 모습을 담은 동영상 화면을 내보냄으로써, 이탈리아 국민의 여론을 자극해 동정심을 확산시키는 전형적인 심리전을 폈고 탈레반은 결국 그 목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KBS는 보도 경쟁보다는 피랍된 한국민들의 무사귀환이 최우선의 가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