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석유公 "발표 따로, 실제 따로"

지경부-석유公 "발표 따로, 실제 따로"

강기택 기자, 양영권
2009.11.03 07:20

"유리한 내용은 공개하고, 불리한 부분은 뺐다."

지식경제부가 한국석유공사의 하비스트에너지 인수, 페트로테크 인수 등과 관련해 공개한 보도참고자료는 이렇게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자주개발률 달성 등 성과는 강조하면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아예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우선 지경부는 지난달 22일 하비스트에너지 인수를 발표하면서 하비스트의 확인 매장량과 생산량, 인력 등에 대해 공개했지만 매출, 영업이익 등 기업실적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확인매장량의 경우 확인매장량과 추정매장량을 합한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설명이 없어 결과적으로 확인매장량을 부풀렸다.

또 이 회사가 2007년에 이어 올 상반기 2억1000만달러의 손실을 내고 있는 적자기업이란 사실도 적시하지 않았다.

지경부와 석유공사의 설명대로 "하비스트의 현금흐름 등 현재의 재무제표보다 풍부한 매장량 및 막대한 미개발 탐사광구에 대한 향후 잠재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하더라도 기업을 인수한 이상 기업의 실적도 공개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인수 이후 추가 매장량 확보, 생산량 유지 및 증산, 정유마진을 높이기 위한 공정개선, 정유시설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서는 인수금액 이외에도 상당한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얼마의 자금을 추가로 더 투입할 지에 대한 내용도 없다.

지난 2월 남미 페루의 석유회사 페트로테크 지분을 인수할 때 내놓은 보도참고자료도 별반 다를 다 없다.

'석유공사 최초'에다 '국내 사상 최대의 해외 M&A'라는 것과 페트로테크의 매장량, 원유생산량, 인력 등에 대한 설명만 있고 구체적인 인수조건과 페트로테크의 부채 등 재무제표 현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지경부 등은 브리핑을 통해 총 인수 비용이 9억 달러로 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이 각각 4억5000만달러씩 부담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유가에 따른 가격조절 메커니즘 조항에 따라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가격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석유공사가 2006년 인수한 캐나다 오일샌드 광구의 경제성도 발표 때와 실제 수치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는 2006년7월 캐나다 앨버타주에 위치한 블랙골드 오일샌드 광구를 2억7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2010년부터 원유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생산 일정이 계속 늦어져 석유공사는 빠르면 올해 말 시설 공사를 착공해 2012년 초부터 하루 1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뽑아낼 계획이다.

시기도 늦춰진 데다 당초 인수 발표 당시 하루 3만5000배럴 규모의 원유를 생산하겠다던 계획은 하루 1만배럴로 축소됐다.

결과적으로 생산 시점이 최소 2년 이상 지연되고 생산량도 당초 계획한 양의 30% 수준에 머물게 된 것. 이에 따라 막대한 이자 비용을 더 물게 됐으며 생산지연에 따른 기회손실로 인해 투자비 회수도 차질을 빚게 됐다

지경부와 석유공사가 석유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업성을 과장한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007년 러시아 서캄차카 해상 광구를 러시아 로즈네프트사와 함께 탐사하면서 해당 지역에 100억배럴 규모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지난해 시추 결과 원유를 발견하지 못하고 탐사 라이선스 연장에도 실패했다.

또 2003년 호주 유전 탐사에 나서면서 성공률을 100%로 봤으나 탐사에 실패하고 2005년 결국 철수했다.`발표 따로, 실제 따로'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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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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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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