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 직원은 몇 명일까요?”

얼마전 만난 외교통상부의 한 관료가 뜬금없이 질문을 던졌다. USTR이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쇠고기 협상 등 미국의 교역, 투자정책 즉 통상에 관해 협상을 주도하는 기구 아닌가.
정답은 200명이었다. 한국 통상교섭본부 직원이 130명인 것에 비교하면 생각보다 적은 숫자다. 무역규모로 단순비교해도 미국 3900조달러, 한국 8500억달러로 차이가 명백한데 그 인원으로 무역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비결은 '회의'에 있었다. USTR가 주재하는 회의가 일년에 300회가 넘는단다. 거의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2~3개의 회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이렇게 회의를 많이 할 수 있는 이유는 워싱턴DC의 구조에 있다.
1878년 미국의 영구 행정부 소재지가 워싱턴으로 결정된 이래 입법 행정 사법부의 중심이 모두 한곳에 있다. 뚜렷한 산업도 없이 관공서 관련업무가 경제의 주축이다.
시내에 모든 연방정부의 부처가 모여 있으니 각 부처에 '걸어서' 갈 수 있다. 각 부처 사람들이 다 모이기 편하니 회의도 수월하다. 또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USTR에 전권을 맡긴 것으로 간주하니 회의 참석률은 물론 분위기 또한 열정적이다.
열정적이고 수시로 개최되는 회의는 논리력을 강화시킨다. 밖에 나가서 어떤 의견에 맞닥뜨린다 해도 이미 여러 의견을 풍부하게 들었으니 반박 논리가 풍부하다. 부처간 접촉이 많으니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각 부처의 의견을 절충하기 쉽다.
순간 기자는 출장으로 다녀온 호주의 수도 캔버라를 떠올렸다. 우리나라로 치면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가 한 블록 건너 혹은 한 블록에 나란히 위치해 있었다. 샌드위치를 들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각 부처 사람들이 옹기종기 회의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이 관료는 마지막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통상교섭본부가 있는 광화문에서 여의도(국회), 과천(기획재정부 등)을 오가다 보면 거의 반나절, 한나절이 지나갑니다. 돌아와서도 일을 제대로 하기도 힘들어요"라며 부처 분산의 비 효율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