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닉재산 추적 사례…부동산 제3자에게 낙찰해 은닉
-양도대금, 친인척 소유 법인을 통해 은닉…타인명의로 전세권 설정
-국세청 체납정리 노력 강화…"내년부터 체납전 은닉해도 처벌"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숨기는 체납자와 이를 찾아내려는 국세청과의 힘겨루기는 마치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다. 고액체납자가 어떻게 은닉재산을 숨기고 국세청이 어떻게 찾아내는지 사례로 알아보자.
◇보유 부동산, 제3자가 낙찰받아 은닉=A사는 부도로 40억여원을 체납한 상태에서 수백억 상당의 공장부지가 경매돼 수차례 유찰된 뒤 강 모씨 외 1명이 102억원에 낙찰받았다.
A사는 공장부지가 유찰되자 강 씨외 1명에게 별도의 약정을 체결, 명의신탁하기로 하고 경매대금을 줘 낙찰받도록 했다. 별도의 약정이란 명의신탁 해제시 소유권을 A사가 설립한 B사와 C사 명의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대가로 23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강 씨외 1명은 당초 약정과 달리 소유권을 이전해 주지 않자 B사와 C사가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국세청은 체납추적팀을 통해 사실관계를 분석·확인해 실제 소유자를 체납법인으로 결론내고 강 씨 등을 상대로 명의신탁무효 및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양도대금, 친인척 소유 법인을 통해 은닉=D레미콘사와 E아스콘은 공장시설 등을 124억여원에 양도했으나 관련 부가세 7억여원을 체납하고 법인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D레미콘사와 E아스콘은 양도대금에 대한 체납처분을 피하기 위해 매매대금 입금당일 여러 계좌를 통해 인터넷 및 단말기 입출금 거래를 통해 자금을 세탁했다.
국세청은 양도대금이 어딘가에 사용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수개월에 걸쳐 금융추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도대금 중 33억여원이 체납법인 대표자의 배우자와 가족인 홍 모씨가 대표자인 F산업과 G산업에 지급된 사실을 확인했다.
국세청은 체납액과 무신고 법인세 과세분 등 21억원에 대한 체권확보를 위해 F산업과 G산업에 사행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소유 부동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했다. 또 체납법인과 대표자, F산업 외 5명을 재산은닉범으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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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명의로 고급아파트 전세권 설정=H씨는 상속으로 취득한 부동산 양도대금 및 토지보상금을 받고도 양도세를 납부하지 않고 3억8100만원을 체납했다.
토지보상금에 대해서는 금융계좌를 추적해 여동생 명의로 1억5000만원이 증권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양도대금에 대한 금융추적 결과 3억8000만원이 H씨가 거주하고 있는 225제곱미터(㎡,68평형) 규모의 고급아파트의 전세금을 지급됐으나 전세권은 H씨에서 제3자 명의로 변경된 사실을 확인했다.
국세청은 제3자가 뚜렷한 소득이 없는 체납자의 지인으로 확인했고 고급아파트는 H씨가 계속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봐 체납처분을 회피하기 위해 전세권을 변경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국세청은 여동생 계좌 입금액 1억5000만원은 납부 권유해 자진 납부시켰고 전세금에 대해서는 '전세금반환청구권에 관한 양도계약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 후 체납잔액 모두 현금 징수했다.
◇국세청 체납정리 노력 강화=국세청은 고액체납자에 대해 가족명의 골프회원권·콘도회원권 등 보유, 해외출입국 등 생활실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특히 양도소득세 고액체납자 등과 같이 재산을 숨기고 있는 혐의가 큰 사람에 대한 기획분석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방청 체납추적전담팀에서 금융추적조사 등을 통해 숨겨놓은 재산을 추적하고 사행행위취소 소송을 적극 제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5년간 체납자로부터 1조6216억원의 현금 징수 및 채권을 확보했다.
국세청은 체납자 신용정보제공, 금융회사 본점 일괄조회 및 이자·배당소득자료를 활용해 올해에만 2조96억원의 체납액을 정리했다. 특히 신용정보제공만으로 1조8829억원을 정리했다.
골프회원권 보유자료도 체납한 세금을 징수하는데 이용된다. 올해에는 1269명으로부터 408억원을 받아냈다. 출입국이 빈번한 사람은 출국규제를 실시해 2007년부터 387억원을 현금징수했고 올해에는 206억원을 징수했다.
은닉재산신고센터도 체납세금을 받아내는 중요한 수단이다. 은닉재산 신고포상금제도를 도입해 2005년부터 지금까지 539억원의 체납액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국세청은 앞으로 체납정리 인프라를 개선하고 체납처분 회피자 및 협조자에 대한 고발을 강화키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재 심의중인 조세범처벌법 개정안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체납발생전에 미리 재산을 숨겨놓은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