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2년]재앙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다

[리먼 2년]재앙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다

강기택 기자
2010.09.13 15:14

2008년 9월 15일, 세계 굴지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은 재앙이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격히 경색되고 외환위기가 우려되면서 파산 당일 158bp 수준이었던 한국물의 CDS(신용디폴트스와프) 프리미엄은 한 달여 뒤인 10월27일 699bp까지 치솟았다.

원 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고, 11월 말 외환보유액은 2005억1000만 달러로 2000억 달러 유지가 위태로웠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아시아에서 금융 위기의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 운운하며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두 번째로 국가부도에 내몰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싶게 모든 것은 안정을 되찾았다.

CDS프리미엄은 최근 110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8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사상 최고 수준인 2853억5000만 달러로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외신의 시각도 달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회복속도를 보인 한국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과감한 외화유동성 공급, 누구도 쉽사리 예상 못했던 한-미 통화스왑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응책과 확장적 거시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IMF 외환위기 전 수준인 'A1'으로 올렸다. 1997년 12월, 1달 사이에 신용등급을 'A1'에서 'Ba1'으로 6단계나 하향 조정한 것과 딴판이었다.

국가적 위상도 올라갔다. G20 의장국으로서 오는 11월 정상회의를 유치해 놓고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이라는 의제를 제시하고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당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었던 최종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은 한국경제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단단히 마련해 둬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6월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국가의 존망이 좌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외화유동성 규제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본자유화 정책기조를 유지하되 금융이나 외환시장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은 줄이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또 G20 차원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사전경보를 하고, 한 국가의 위기가 세계 금융시스템의 마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김윤경 G20정상준비위원회 대변인은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로 문제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위기는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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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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