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채권에 과세특례, 오일머니 유치 길 텄다

이슬람채권에 과세특례, 오일머니 유치 길 텄다

강기택 기자
2010.12.07 09:40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지난 3일 이슬람채권(수쿠크) 발행이 가능하도록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잠정 합의했다. 연내 법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부터 이슬람 채권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의 핵심은 일반 외화표시채권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비과세 혜택을 수쿠크에도 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화 차입선 다변화와 중동으로부터의 자본유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수쿠크는 채권이지만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자가 없다. 부동산 임대료나 수수료 등의 형식으로 이자를 대신한다.

즉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채무자에게 직접 돈을 빌려 주지 않고 집을 구입해서 사용하게 한 뒤 한 뒤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이처럼 수쿠크가 실물거래의 형식을 띠고 있어 양도세, 부가가치세, 임대료에 대한 법인세 등이 부과됨에 따라 이슬람 채권발행이 사실상 제도적으로 막혀 있었다.

각종 세금으로 인해 다른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보다 4% 정도 높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외화로 표시된 수쿠크의 수익을 일반 외화표시채권과 같이 이자소득으로 보아 법인세를 면제해 이슬람채권 발행의 길을 터 놓은 의미가 있다.

이 법안은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했으나 일부 의원이 테러자금 연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종교적인 이유로 반대하면서 논의가 보류됐었다.

그렇지만 재정부는 오일머니 유치를 위해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기존의 외화조달 창구가 돈줄이 막히면서 '오일머니'로 외화차입선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다른 국가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영국이 수쿠크에 대해 일반채권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했고 일본 역시 이슬람 채권 발행을 포함하는 내용의 은행법을 개정했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각국간에 오일머니 유치 경쟁이 벌어졌지만 제도적인 문제로 인해 곤란을 겪었다”며 “차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안 통과가 이뤄질 경우 수요조사와 투자자 접촉 등을 해 왔던 국내 증권사들의 이슬람채권 발행을 위한 행보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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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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