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이 수난을 겪고 있다.
김 총리는 과학벨트를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데다 이 장관은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정치권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두 사람이 이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자임하면서 정치권과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김 총리가 최근 뜨거운 감자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지난 10일 인간개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과학벨트 조성사업과 관련, "대통령의 공약도 중요하지만 현재 실정법이 정한 절차가 더 중요한 원칙이고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
과학벨트 입지를 대통령의 충청권 유치 공약 여부와 상관없이 합리적으로 선정하겠다고 못 박은 셈이다. "대통령의 공약은 존중돼야 한다"는 지난달 발언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김 총리는 지난달 자유선진당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대해 "대통령의 공약이 법과 같은 구속력은 없지만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 발언이 알려지자 충청권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 공약을 뒤집는 것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사임한 정운찬 전 총리에 버금가는 사태를 불러올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국무총리실은 이러한 사태를 의식한 듯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의 발언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입지 후보를 선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라며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 정권 최고실세 장관으로 통하는 이 장관도 개헌을 놓고 박 전 대표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장관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개헌이 한나라당 내 친박계 의원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2년 전부터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들을 많이 피곤하게 한다"며 "지금 너무 일찍 서두르는 감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장관의 발언이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물론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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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의원들은 "이 장관이 친이계 내부에서 조차 개헌에 회의적인 시각이 비등한데도 개헌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급기야 친이계와 친박계 의원 간 당내 갈등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특임장관실은 개헌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특임장관실 관계자는 "이 장관의 말은 개헌에 대해 당내에서 허심탄회에게 논의해 보자는 의미"라며 "정치권에서 확대 해석하면서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