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재완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5.6 개각 이후 공식석상에서 처음 만났다.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다. 신구 '경제사령탑'의 만남으로 이목이 집중된 이날 두 사람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먼저 윤 장관이 운을 뗐다. "물가안정 등 현안이 산적해 마음이 무거운 측면이 있다"며 "여러 경험을 갖춘 적임자인 박 장관이 후임을 맡게 돼 마음 놓고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에게 무한 신뢰를 보이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것이다.
윤 장관은 지난 6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에 머물 때도 "박 장관이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현안을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윤 장관은 당시 박 후보자에게 직접 축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박 후보자도 "윤 장관이 그동안 경제정책을 주도해 왔다"며 화답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달 말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와 관련 "열심히 준비 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사항은 지금 말씀 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임기가 남아 있는 윤 장관을 배려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두 사람의 발언은 전현직 장관에 대한 예를 갖춘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남다른 '인연'을 감안하면 단순히 공치사로 치부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윤 장관과 박 후보자는 마산중학교 8년 선후배 사이다. 윤 장관이 재무부 금융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박 후보자는 재무부 사무관을 막 시작했다. 윤 장관이 재무부 세제심의관으로 근무할 때 박 후보자는 주무 사무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자연히 윤 장관이 박 후보자를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두 사람이 돈독한 사이로 발전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는 향후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장관 교체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박 후보자가 이끌게 될 경제팀은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윤 장관의 말처럼 물가 안정은 물론 금융감독원 개혁, 복지, 감세 정책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가 새 경제팀에 어떤 시너지를 낼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