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시끄럽다. 원자력발전(원전) 가동 중단을 놓고서다. 간 나오토 총리가 지난 7일 수도권 인근 하마오카 원전의 가동 중단을 요청했지만 원전 운영사인 주부(中部)전력이 이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주부전력은 원전가동 중단을 실행에 옮기는 데 난관이 많다고 했다. 무엇보다 원전가동 없이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부전력의 올해 전체 전력공급 계획량은 2999만㎾. 이중 하마오카 원전은 362만㎾로 12%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주부전력이 원전가동을 중단하게 되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전력이 부족한 도쿄전력에 대한 송전도 중단해야 한다.
도쿄 도심 시부야에선 1만5000명이 참가한 원전반대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간 총리의 정치적 결단을 지지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원전을 폐기해야한다며 거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고리원전이 있는 부산에서다. 부산시가 고리원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없애고자 원자력안전대책위원회를 발족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부산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시민들의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위원회는 △일본원전사고의 영향 △고리원전의 잦은 사고와 고장에 따른 시민불안 불식 △원자력 안전대책 수립 △'WHO'가 공인하는 국제안전도시 조성 등을 위한 자문을 맡을 예정이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고리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시민들의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원전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시의 원자력 당면과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한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일본 대지진 발생 열흘 만인 지난 3월21일 국내 원전 안전점검 계획을 세우고 긴급 점검에 나선 기간에 고리원전이 차단기 고장으로 멈춰선 게 컸다. 고리원전이 고장 난 지난달 12일은 정부의 원전 점검이 이뤄지고 있었을 때였다. 일본 원전 사태 와중에 국내 원전이 고장 난 건 둘째치더라도, 안전 점검이 이뤄지던 기간에 사고가 났으니 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일본 주부전력은 결국 하마오카 원전의 원자로 5호기에 가동을 중단하는 작업을 지난 14일 시작했다. 막연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정치논리에 원전 가동이 멈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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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이 고리원전을 지난번처럼 멈춰 서게 한다면, 원전은 영원히 멈춰야 한다" 한수원은 이 같은 부산 시민들의 말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